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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와 핫도그 Dec 16. 2020

부부의 세계보다 짜릿한 <공모주의 세계>

올해 처음 공모주 투자의 세계를 알게 된 후 총 10번의 공모주 투자에 도전했다. 워낙 불 같은 장이기도 하고, 공모주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열기가 뜨거워서 성황리에 투자를 마칠 수 있었다.(늘 이런 것만은 아니다) 7번의 공모주 투자를 완료했고, 12월 청약을 마친 마지막 남은 공모주 3개의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이때까지 완료한 7번의 공모주 투자로 170만 원가량의 수익이 발생했다. 명절 상여금을 한 번 더 받은 정도의 수익이다. 기쁘다!!!




공모주 투자란?

공모주 투자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상장 / 공모주라는 두 가지 단어를 알고 있으면 좋다.


* 상장: 주식회사가 자금을 모으기 위해 주식을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심사를 통해 승인받는 것.

* 공모주: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 발행하는 주식

* 공모주 청약: 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 신청하는 것


기업이 자금을 모으기 위해 증권 거래소에 상장할 때, 공모주가 발행된다. 투자자는 기업이 발행하는 공모주에 청약(마치 주택 청약하듯)함으로써 공모주를 배정받는다. 보통 공모주가 발행될 때 가격이 기업 가치보다 '낮게' 발행되는 경우가 많다. 공모주 청약 후 시세차익이 있어야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공모주 투자의 첫 번째 장점이 있다. 만약 해당 기업의 전망이 유망하다고 생각되면 바로 매도하지 않고 좀 더 보유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와 비교하자면 공모주는 신규 분양 아파트와도 비슷하다. 새로 분양되는 아파트가 보통 시장 거래보다 약간 낮은 가격으로 분양되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이 당첨을 노리는 것처럼, 공모주 청약도 비슷한 맥락이다.


공모주 투자의 매력


공모주 투자의 장점은 분명하다. 안정성이 높다. 금융 위기에도 살아남은 투자처라는 말이 있을 만큼 위험이 낮은 투자처다. 할인된 가격의 주가를 매수하기 때문이다. 또 따로 세금을 떼지 않는다. 주식투자에 속해서 시세차익에 대해 수수료를 떼지 않는다. 내가 느낀 공모주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투자 기간'이다. 주식투자를 데이트레이딩, 스윙 등 단기로 트레이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장기투자를 하게 되면 수익을 실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는 주식을 장투를 지향하고 있어서 수익은 오르지만 실현을 한 금액은 많지 않다. 하지만 공모주 투자는 공모주에 청약하고, 경쟁률에 따라 주식을 배정받고, 공모주가 상장해서 매도하기까지 투자 기간이 총 2주가량 밖에 걸리지 않는다. 2주면 투자가 마무리되고 수익이 실현되는 거다!


공모주 투자하는 방법


1) 공모 예정 종목 찾아보기

어떤 종목이 상장될 예정인가? 찾아보는 단계. 핫한 공모주 청약이었던 카카오 게임즈, 빅히트, SK바이오팜처럼 뉴스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도 있지만 나는 공모주 관련 사이트인 38 커뮤니케이션을 이용하는 편이다. 사이트에 접속해서 IPO/공모 탭에 들어가면 상장 예정인 다양한 기업들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내가 청약하고 싶은 공모주를 고르면 된다.

38 커뮤니케이션즈 사이트


2) 증권 계좌 만들기

청약을 하려면 해당 증권사에 계좌가 있어야 한다. ELS, 주식, 공모주 투자를 위해서 다양한 증권사에 계좌를 미리 터놓는 게 좋다. 한 계좌를 만들고 나면 20일 동안 못 만드는 제한도 있으니 시간이 될 때마다 계좌를 터 놓으려고 하고 있다. 나는 투자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영증권 증권사에 계좌가 없어서 청약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반려인이 계좌가 있어서 공투를 들어갈 수 있었지만 하마터면 기회를 놓칠 뻔했다.


3) 공모주 중 괜찮은 친구 찾기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 확인하고,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어느 정도 되는지, 장외 거래 가격은 얼마 정도에 형성되어 있는지를 보면 옥석을 가릴 수 있다. 기관 경쟁률이 300:1 정도 넘으면 안정성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요즘은 시장이 워낙 핫해서 1000:1 넘는 공모주들이 엄청 많다.  


의무보유확약은 '공모주를 배당받고 일정기간은 매도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약속이다. 보통 매수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런 약속을 하는 건 좋은 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의무보유확약비율이 높을수록 이 주식을 배정받고 싶은 열정이 강하다! 고 해석할 수 있다. 보통 0%대의 의무보유확약비율인 공모주들도 많고, 인기 있는 주식도 30%를 잘 넘지는 않는다.


4) 청약 자격 점검하기

내가 청약할 자격이 되는지 해당 증권사 계좌에 들어가서 확인해본다.


5) 공모주 청약하기

증거금을 넣고, 원하는 수량을 청약한다.


6) 청약 배정 및 환불금 받기

청약 날이 되면, 주식을 배정받고 나머지 금액인 환불금은 돌려받는다. 경쟁률이 1000:1을 넘어서는 주식들은 증거금으로 1억을 넣어도 3주밖에 배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빅히트가 그랬다.


7) 공모주 상장

공모주의 화려한 데뷔일. 화려한 조명이 내가 청약한 공모주를 싸악 감싸고 주식시장에 상장한다. 상장하면서 상한가를 기록하는 경우 소위 말하는 대박! 이 났다고 볼 수 있다. 올해는 공모주 중에서 SK바이오팜, 카카오 게임즈 등이 따 상상상을 기록하며 화려한 데뷔에 성공했다. 따상상상이란 상장할 때 처음 가격이 두배로 뛰고, 상한가를 3번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8) 공모주 매도하기

상장되었다면 이제 내가 받았던 공모주를 매도하면서 시세차익을 실현한다. 장래가 유망해 보이면 계속 보유하는 방법이 있다. 보통 상장하고 나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빠른 수익 실현을 원하는 사람들은 보통 상장 당일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투자가 그러하듯 공모주 투자에도 단점이 있다. 주식 1주를 배정받으려면 1주보다 훨씬 큰 금액의 돈이 필요하다. 이걸 '청약 증거금(50% 정도)'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공모가가 5000원이고 경쟁률이 1000:1인 공모주에 청약을 한다면?


5000원 x   1000   / 2 = 250만 원

(공모가)    (경쟁률)

1주를 사는데 증거금으로 250만 원

2주를 사려면 500만 원

5주를 사려면 1250만 원

10주를 사려면 2500만 원의 증거금이 필요한 거다.


그래서 본격적인 공모주 투자를 하려면 천만 원에서 삼천만 원 정도의 목돈이 있으면 좋다. 사회 초년생에게는 진입장벽이 있는 편이다.


내가 처음 공모주 투자의 세계를 공부하고 한 투자는 SK바이오팜이다. SK바이오팜은 공모가 49000원에서 상장 후 주가가 12만 7000원까지 뛰었다. 나는 7주를 배정받아서 75만 원가량의 수익을 얻었다. 수익률은 무려 219%. 그때 느낀 점은 '와 이거 정말 돈 놓고 돈 먹 기구나'였다. 여유자금이 많은 사람들은 증거금을 많이 넣고 -> 배정을 많이 받고 -> 2주간의 과정만에 200%의 수익률로 돈을 불릴 수 있는 구조인 거다. 물론 이렇게 극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건 아니다. 2주 만에 내가 클릭 몇 번으로 70만 원을 벌었는데 세금을 떼지도 않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 불로소득으로 2주 만에 이 정도 금액을 벌 수 있다는 게 신세계라는 짜릿함이 찾아오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하다. 돈이란 무엇인가.


하지만 개미는 오늘도 돈을 벌어야 한다. 공모주는 직장인이 하기에 좋은 재테크다. 투자 기간이 짧고, 잘 고르면 안정성도 높고, 하루 종일 주가 창을 들여다볼 필요도 없다. 내년에도 공모주 시장에 등장할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몸집을 빠르게 불리고 있는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 뱅크,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게임회사 크래프톤, SK바이오사이언스, LG에너지솔루션 등이다. 한동안 공모주 투자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기 어려울 듯싶다. 오래가자, 공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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