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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와 핫도그 Dec 23. 2020

돈 관리의 시작은 목표 설정부터

목표 세우기부터 자산현황 포트폴리오까지

  본격적으로 재테크 공부를 하기 시작한 지 2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어릴 때야 다이어리를 사고 목표를 세우는 게 설레는 일이었지만, 성인이 된 이후로는 딱히 목표를 세워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돈 공부를 시작한 이후, 2020년의 말미가 된 지금은 누구보다 목표 세우기에 진심이 사람이 되었다. 이유는? 올 초에 세웠던 목표들이 마법처럼 다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처음 재테크 책을 읽었을 때 많이 나왔던 말들 중 하나가 '목표를 세워라' '구체적으로 세워라' '잘 보이는데 배치해라' 등등의 이야기였다. 처음에는 내가 무슨 열세 살에 부자가 된 키라도 아니고, 뭘 목표를 사진까지 뽑아서 써서 붙이나 싶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책에서 강조하길래 속는 셈 치고 나도 해보기로 했다.




일단 적는다. 뭐든지


  목표를 세우기로 결심하고 일단 뭐든지 적어보기로 했다. 내 삶의 목표는 뭘까? 이때까지 내 삶의 목표는 '자연을 보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늘이 맑아서, 꽃이 아름다워서, 첫눈이 소복하게 쌓인 길이 아름다워서 감탄하고 행복해하는 삶을 사는 게 내 목표다. 하지만 이제 다시 땅으로 돌아와서, 이러저러한 목표들을 다 이루려면 경제적인 뒷받침과 생활의 안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처음에 적어본 목표는 이런 거였다.


- 장기적으로 내 집이 한 채가 있었으면 좋겠어

- 올 한 해 열심히 재테크 공부를 해서 성과를 내고 싶어

- 건강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으면 좋겠어

- 책을 많이 읽고 건강한 삶을 살고 싶어


이렇게 적어놓고 나니 이제 돈을 얼마나, 어떻게 모을 것인가. 건강한 신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책을 많이 읽으려면 어떤 실천이 필요할까 등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내 현재 연봉과 생활비를 고려해서 좀 더 과한 목표를 세웠다. 1년에 삼천만 원을 모으고 5년 안에 4억을 만들어 보겠어! 꿈은 크게 꾸라고 했으니 한번 질러봤다. 재밌는 건 올해 1년에 3천만 원 모으기 목표는 운이 좋게도 달성했다. 




목표를 이미지로 표현한다


  여러 책에서 목표를 그림이나 사진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는 소리가 많았다. 지갑이나 눈에 보이는 곳에 항상 넣어놓고 목표를 상기하라는 거다. 목표를 매일 정해진 시간에 소리 내서 읽는다던지, 어떤 방법이든 목표를 잊지 않도록 하라는 게 요지였다. 내 반려인은 올해 초 같이 정해놓은 목표를 여전히 매일 하루 다이어리를 쓸 때 공책에 적는다. 같은 내용을 늘 반복해서 적는 거다.


올해 초 내가 카드로 표현한 목표. 뒷면엔 문장으로 쓰여있다.

  

  나는 목표를 자그마한 카드로 만들어서 핸드폰 뒷면에 끼우고 다녔다. 투명 폰케이스 안에 쏙 넣어서 매일, 상시 휴대폰을 쳐다볼 때마다 볼 수 있었다. 확실히 눈에 보이니 절대 잊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까지 한 이상 최대한 목표를 이뤄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저 카드 뒷면에는 문장으로 적은 목표들이 적혀있다. 다분히 개인적이고 세속적인 목표라 글자로 쓰면 남이 볼 때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아서 작은 그림들로 카드 뒷면을 꾸몄다. 1YR3은 1년에 삼천만 원 모으기라는 뜻이다.(세상에 망측해라!) 


  확실히 카드로 만들어서 폰케이스 뒤에 끼고 다니니 눈에 계속 들어왔다. 눈에 계속 들어오니까 뭐라도 하게 된다. 카드를 폰케이스에 끼울 정도로 목표에 진심이 되면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게 된다. PT를 받다가 등산을 다니고 배드민턴을 치고 링 피트를 하면서 꾸준히 운동을 했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밀리의 서재에 가입하며 책을 읽었다. 매일 경제기사를 읽고 재테크 책을 읽고 배운 걸 하나씩 실천했다.




목표를 잘 지키고 있는지 점검하기 

- 자산 현황 및 투자 포트폴리오


  목표를 세운 뒤로 한 달에 한 번씩 내가 길을 잘 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한 달 돌아보기 글을 썼다. 내가 꾸준히 쓴 건 '자산 현황 및 투자 포트폴리오'다. 매 달 내 자산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어떤 변동사항이 있었는지, 어디에서 소득이 늘었고 어디에서 지출이 늘었는지를 기록했다. 내가 보유한 주식이 올랐다면 왜 올랐는지, 내렸다면 왜 내렸는지, 주식을 매수했다면 왜 매수했는지, 매도했다면 왜 매도했는지 등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이렇게 기록하다 보면 내가 목표치를 향해 얼마나 근접하게 달려오고 있는지 항상 확인이 가능했다. 1년에 3000만 원을 모으려면 한 달에 약 250만 원씩 자산이 증가해야 했다. 매달 목표치를 넘을 때도, 넘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넘었다면 어떻게 넘었는지 넘지 못했다면 왜 넘지 못했는지도 적었다. 그렇게 하니 자연스럽게 내 돈의 흐름이 정돈되고 목표를 향해 꾸준히 노력할 수 있었다.


자산현황 및 투자 포트폴리오는 이런 구성으로 작성한다.


[한 달간 변동 사항]

- 내 자산의 포트폴리오에서 변동한 사항들을 적는다.

예) 소득, 적금 해약, 공모주 투자 결과, ELS 상환 여부, ETF들의 수익률 변화 / 추가 매수 및 매도 여부, 주식 수익률 변화 / 추가 매수 및 매도 여부


[자산 현황]

- 내 자산을 표로 정리한다. 

  크게 단기/장기로 구분한다. 장기는 10년 이상 가져가야 하는 것들, 단기는 1년~3년 정도 만기를 보고 있는 자산이다. 주식이나 ETF는 장기 단기 어느 쪽에 넣어놓기 애매해서 따로 분야를 나눠놨다.


내가 매달 작성하는 자산현황/투자 포트폴리오 표는 대강 이렇게 생겼다.

* 단기: 적금/예금/2년 만기 펀드

* 주식,주가지수 관련: ELS, 국내 주식, ETF

* 장기: 주택청약 적금, 연금(장기저축 등)


이렇게 대분류(기간)-소분류(종류)에 따라 정리하고, 각각의 금리와 불입금액을 적는다.

금리가 따로 없는 주식 같은 상품은 수익률을 적어놓는다. 주식이나 ETF 같은 투자상품은 이번 달의 수익률과 몇 주를 추가 매수/매도했는지도 정리한다. 매도를 했다면 실현한 수익이 얼마인지 손절을 했다면 왜 했고 돈을 얼마나 잃었는지도 자세히 기록한다.


- 한 달간 자산이 얼마나 증가/감소했는지 파악한다.

  표를 정리하고 나면 전월 대비해서 내 자산이 어떻게 변했는지 바로 파악할 수 있다. 증가했다면 어떤 이유인지, 감소했다면 어떤 이유인지를 정리하고 배울 점을 찾는다.


- 그밖에 다음 달에 세울 목표, 이번 달에 배운 점, 보완할 점, 칭찬할 점 등을 적는다.

  매달 자산현황을 점검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작성해보는 건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한 달을 정리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1년의 시간이 지났고, 신기하게도 정말 올 초에 세웠던 한 해의 단기 목표들은 다 달성했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잘 보이는 곳에 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더 느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가장 기대되는 게 바로 올 해의 결산이다. 1월보다 내 자산이 어떻게 변화했을지 돌아보는 것도 신나고, 내년에 새로운 목표를 세울 것이 기대된다. 


  반려인과 함께 올해 목표를 세우던 1월에는 한 해의 마지막에 우리가 이렇게 목표를 이뤄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목표를 세우면 진짜 이뤄지는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2021년 목표도 즐거운 마음으로 원대하게 세워보려 한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함께 해요, 목표 세우기!




Written by. 토핫(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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