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증시를 되돌아봅니다. 수상자는?!
올 한 해 주식시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3월 코로나 바이러스로 30% 이상 급락했던 증시가 전고점을 회복하고 가파르게 상승하는 V자 반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때까지 '박스피'라는 오명 아래 홀대받았던 코스피도 화려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주식 시장이 활황이라 직장에서는 "근무 시간 내 주식하지 마세요"라는 방송이 흘러나올 정도라고 한다. 올 한 해 증시를 돌아보며 내 맘대로 상을 부여해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2020년 증시 어워즈! 몹시 주관적인 토핫이 정한 상이다. 재미로 가볍게 읽어주시길.
올해의 주인공 상은 누가 뭐래도 '동학 개미'들에게 돌아간다. 올 한 해 동학 개미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이때까지 개미는 필패한다는 공식을 부수고 당당히 성공하는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코스피를 든든히 받쳐주는 활약을 보였다.
개인투자자는 역대 최고의 매수폭을 보였는데, 올 한 해 순매수 금액이 65조 4천억 원에 달하면서 이때까지의 최고치인 2018년 10조 기록의 6배를 달성했다.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6.2%로 전년도 64.8%에 비해 10% 이상 높아졌다. 개인들이 주식을 파워 매수하는 동학 개미 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코스피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사상 최고 주가를 매일 갈아치우며 탄탄대로를 걷는 중이다.
올해 동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주식은 코스피의 대장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동학 개미들을 실망시키지 않고 이번 달 팔만전자(삼성전자의 주가가 8만 원을 넘겼다는 말)를 달성하는 등 기대에 부합하고 있다.
12월 29일 기준 오늘 하루만 해도 개인이 2조 가량을 매수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동학 개미의 활약은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학 개미 뽜이링~!
올해의 주식을 꼽자면? 단연 테슬라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의 콜라보로 전 세계적 팬을 양산하고 있는 테슬라는 2020년 한 해 동안 가파르게 상승해왔다. 테슬라는 거품이라는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올 한 해 끊임없이 올랐다. 말 그대로 '끊임없이'다. 올 한 해 테슬라는 691%(!!! 691% 라구요!!) 상승했다. 파워 상승하며 1년 내내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테슬라의 주가가 수플레처럼 푹 꺼질 수 있다는 거품론은 계속되고 있지만, 주가가 691% 상승했다는 사실은 팩트다.
주변을 보면 심심치 않게 테슬라로 큰돈을 번 사람들을 찾을 수 있다. 나의 반려인도 테슬라로 제법 수익실현을 했다. 그만큼 테슬라에 대한 팬들도 많아지는 중이다. 얼마 전 S&P500 지수에 편입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6273억 달러로 피아트, 포드, 제네럴 모터스, 혼다, 현대, 닛산, 푸조, 도요타, 폭스바겐의 시가총액 총합을 넘는다. 테슬라의 독주는 언제까지일까?
코로나로 인해 주식시장이 30% 하락하는 타격을 입으면서 '언택트 주'들이 각광을 받았다. 그중 테크주, 기술주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특히 미국 나스닥 지수가 코로나 타격 이후로 빠른 추세로 상승하면서 각광을 받았다. 나스닥 지수는 예전 닷컴 버블을 연상시킨다며 거품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올 한 해 나스닥 거품설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높은 PER을 근거로 현재 기술주들은 고평가 상태라는 의견과 실적이 든든히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닷컴 버블과는 다르다는 의견이 대립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문난 잔치인 기술주의 투자 성과는 좋았다. 기술주 중심으로 이루어진 미국의 나스닥 100 지수는 올해 45.5%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이나 다우지수에 비해 더 좋은 성과를 냈다.
급등한 기술주를 이야기할 때 '줌(Zoom)'을 빼놓을 수 없다. 줌은 코로나 19가 확산될 때 재택근무가 늘어나며 혜택을 톡톡히 봤다. 재택근무할 때 필수 요소일 뿐만 아니라 학교 수업도 줌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고, 친구들끼리 만날 수 없을 때 줌을 통해 파티를 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용됐다.
우리나라 기술주로는 카카오와 네이버를 꼽을 수 있다. 코로나 19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네이버는 1~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9.3% 증가했고, 카카오는 31.5% 성장했다. 비대면 시대에 쇼핑과 콘텐츠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내년에는 모빌리티, 클라우드,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존 리'. 2020년에 주식을 시작한 초보라면 가장 흔하게 들었을 이름이다. 티비와 책, 유튜브를 넘나들며 전방위로 주식투자를 설파했다. 어찌나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는지 책을 읽든, 영상을 보든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올 한 해 존 리는 유튜브, TV, 책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주식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오죽하면 우리 엄마가 엄마 아들에게 존 리의 유튜브를 추천하며 존 리가 근무하는 회사의 펀드를 가입하라고 추천할 정도였다. 직장 동료가 재테크 책을 추천해 달라고 했을 때 <존 리의 부자 되기 습관>을 권했다. 두껍지 않은 책을 읽은 그녀와 남편은 얼마 뒤에 ETF를 매수하기 시작했다.
올 3월 코로나로 증시가 폭락할 때도 존 리는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주식을 더욱 사야 할 타이밍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결과는? 존 리의 1승이다. 존 리의 투자 이론은 간단하다. 주식을 사서 보유하는 바이 앤 홀딩. 당연한 말이지만 아무 주식이나 사면 안된다. 최소 10년~20년이 지나도 망하지 않고 성장할 기업을 골라 주식을 사서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 부자가 된다. 너무 쉬운 방법처럼 보이지만 주식을 오래 묵히는 일 자체가 어렵다.
홀딩하는 기간 동안 다른 주식으로 갈아타고 싶은 마음을 참아야 하고, 하락장에서 매도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베짱이 필요하다. 앙드레 코스콜톨라니가 괜히 우량주를 산 다음 수면제 먹고 몇 년 동안 푹 자라고 한 게 아니다. 이 과정을 지나면 반드시 부자가 된다고, 이미 부자가 된 사람들이 말한다. 남은 건 이제 실천뿐.
오늘도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2020년의 마지막 날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올 한 해 코스피는 37.6% 상승했다. 9주 연속 상승이라는 영광스러운 마무리다. 내년 증시도 올 해의 뜨거움을 이어갈 수 있을까?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스피 3000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삼성전자도 오늘 3.45%를 오르며 결국 팔만 전자의 벽을 넘었다. 동학 개미의 힘과 달러의 약세, 넘치는 유동성의 콜라보로 한동안은 코스피의 선전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동학 개미들이 계속해서 승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가즈아~~!!
written by. 토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