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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와 핫도그 Dec 11. 2020

20대 직장인의 1억 모은 이야기

1억을 모으면 생기는 일


일한 지 5년 차, 1억 모으기를 달성했다. 비교적 또래보다 빨리 일을 시작한 내 첫 월급은 180만 원 선. 작년 세후 연봉 삼천만 원 남짓했던 나의 첫 목표가 1억 모으기였던 것은 아니다. 직장인 4년 차가 됐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목표를 1억으로 잡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른 살에 1억 모으기가 목표였는데, 가열하게 재테크 공부를 한 근 1~2년 열심히 목표를 초과 달성해서 생각보다 빠르게 목표 달성이 가능해졌다.


2019년 5월 7일의 기록. 이때 세웠던 30살까지 1억 모으기 목표가     2년 당겨졌다.


처음 1억이라는 숫자는 와 닿지도 않고 '그걸 어떻게 모아?'라는 생각이 드는 숫자였다. 한 달에 백만 원씩 모은다고 치면,  1년에 1200만 원, 1억이 되려면 10년은 모아야 하나?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투자 의지도 확 꺾이고, 6억을 훌쩍 넘는 아파트 분양가를 보며 '뭐야 그럼 난 60년 일해야 내 집 마련을 하나?'라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다.


하지만 돈 공부하는 게 무료한 직장인 4년 차에게 가장 재밌는 일이 되고 난 뒤, 그때부터는 확실히 빠르게 돈이 모이는 게 느껴졌다. 푼돈이라도 흘려보내지 않고 차곡차곡 모았다. 푼돈은 드라마틱하게 큰돈이 되지는 않았지만, 생활 습관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켰다. 새로운 습관이 생겼을 때부터는 확실히 돈이 잘 모이기 시작했다. 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후부터는 작은 투자 성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탄력이 붙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각보다 빠르게 1억 모으기를 달성했다.


1억을 모은다고 해서 천지가 개벽한다던지 행복의 눈물이 흐른다던지 하는 다이내믹한 변화는 없다. 하지만 의미 있는 일들이 생겨났다.




첫째, 목표가 커진다.


해냈다! 성취감이 찾아온다. 1억을 모은 나 자신이 기특하다는 맘이 솟아난다. 이걸 해냈으니 더 크고 원대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원동력이 생긴다. 올해 초 세웠던 목표는 '1년에 3000만 원 모으기'였다. 적으면서도 헛헛하고 웃으며 내 연봉이 삼천인데 삼천을 어떻게 모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해가 끝나갈 무렵이 되어 돌아보니 3천만 원, 모았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목표를 생각보다 쉽게 달성한 거다.


예전에는 분명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1억 모으기를 달성하고 나니 더 큰 목표를 세우게 됐다. 다음 목표는 3년에 2억 모으기로 잡았다. 예전이라면 근로소득으로 절대 불가능 일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는 근로소득과 금융소득을 함께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1억을 모았다는 성취감이 만들어준 결과다. 성취감이 불러낸 해낼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돈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된다.


둘째, 돈이 잘 불어난다.


종잣돈이 커지니 돈이 잘 불어난다. 괜찮은 투자처가 있을 때 돈을 넣을 수 있다.  주식투자를 하더라도 따로 비축한 현금이 있으니 하락장에서도 잘 버틸 수 있다. 최근에 주식투자를 할 때 하락장이 찾아왔는데, 현금을 가지고 추가 매수를 해서 평단가를 낮출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수익률도 더 높아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공모주 투자를 할 때에도 그렇다. 공모주 청약의 특성상 천만 원 이상의 종잣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괜찮은 공모주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3000만 원 이상의 자금이 투입된다. 목돈을 모으고 나니 공모주 투자를 할 때 비교적 큰돈을 투자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수익도 더 크게 난다. 레버리지 효과까지 동원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셋째, 인생이 무료하지 않다


마지막 변화는 인생이 덜 무료해졌다는 거다. 직장에 처음 입사했을 때 겪었던 질풍노도 고난의 시기를 겪은 뒤 적응이 찾아오자 삶이 무료해졌다. 반복되는 일상, 눈에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성과들. 무료함을 가장 쉽게 없애주는 건 바로 술이었다. 일하는 시간을 버티고 나면 친구들과 만나 술을 마시는 게 삶의 낙이었다.

돈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돈이 불어나는 속도를 보고, 내가 공부한 투자자산에 새롭게 도전하고, 도전한 투자에서 성공적으로 수익이 돌아오는 걸 보는 경험은 가히 20대 시절에 한 경험 중 가장 새롭고 짜릿했다. 한마디로 재밌었다는 소리다. 현재도 유효하다. 술 마시는 것보다 더 재밌는 일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술과도 멀어졌다. (현재는 끊은 상태다.)  으-른이 되고 난 뒤 '재밌는 것'을 찾는 게 쉽지 않았는데, 재테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뒤로는 "드디어 재밌는 것을 찾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 공부하고, 생활 습관에 변화가 찾아오고, 새로운 경험을 해나가는 과정이 마치 게임에서 레벨 1이 레벨 10으로 업그레이드되는 것처럼 재밌게 느껴진다. 나라는 게임 캐릭터가 RPG 게임 속에서 점점 성장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달까. 무료한 직장인의 인생에 한줄기 빛이 돼준 것, 바로 재테크였다.




되돌아보면 1억을 모을 수 있게 해 준 결정적 계기는 바로 '목표를 세운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해 보겠다는 결심. 결심을 하고 나니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왔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계속 목표를 세워볼 생각이다. 안되면 말고, 되면 좋고! 의 정신으로 남들이 보기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라도 계속 세워보려고 한다. 목표가 있어야 실천을 위해 행동하게 된다.



+) 사족

1억 모으기는 올 4월 즈음 달성했다. 그때 이후로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도 확실히 빨라졌다. 눈덩이를 굴리면 빠르게 불어나는 것처럼, 돈 모으기도 시드가 커질수록 속도가 빨라진다는 말을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 이 글은 계속 미뤄지다가 옆에서 계속 팔꿈치를 쿡쿡 찌르며 '1억 모은 걸로 글을 좀 써봐!'라고 잊을만하면 이야기해준 K 덕분에 적게 됐다. 재테크 공부도 K 덕분에 시작했는데 글쓰기도 K 덕분에 꾸준히 한다. 고마운 반려인이다.


written by 토핫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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