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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18. 2022
청소국비교육학원
새로운 직업을 구하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순서는 아마도 배우는 단계일 것이다.
음식점을 하든, 바리스타가 되든, 미용을 하든 수습생으로 들어가거나 학원에 등록해서 그 분야의 교육을 배우고 연습하고 내 것을 만들어야 뭐든 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처음 내가 이 업을 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가장 막막했던 부분은 배울 곳이 없다는 것이었다.
분명히 현재에도 수많은 업체들이 나름의 노하우로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기술을 배워서 업체를 운영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제빵, 미용, 인테리어, 세무, 회계, 조리사, 도배, 건축, 용접학원 등, 사람들이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기술들을 가르쳐주는 학원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청소나 줄눈, 연마, 코팅 등을 가르쳐주는 학원은 없었다.
인터넷을 뒤져 몇 군데를 찾아 전화해보면 2일 교육에 몇백을 호가하는 교육이 대부분이었고, 그마저도 전국에 한두 군데밖에 없었다. 아니면 가맹점 타이틀을 받아야 하고 한 달간의 실습비를 포함한 교육비는 천 단위에 이르는 곳들도 있었다.
기존의 청소에서 좀 더 품목을 늘리기 위해 교육이 필요했지만 교육비에 대한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완벽하게 정식 품목으로 자리 잡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너무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한번 배워온 기술들은 어떻게든 숙련되게 만들어 정식 품목으로 자리 잡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전국을 수소문해서 돌아다니며 기술교육들을 하나씩 배워 나갔다.
배우러 간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상태였기 때문에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가르쳐줘야 할 부분을 놓치거나 잘못 가르쳐주는 부분이 뭔지 조차 알지 못했다. 그저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더 배워가야 된다는 마음으로 수업에 집중하곤 했었다.
그렇게 배워온 것을 현장과 맞닥뜨려 접목시켜 보면 참 아쉬운 교육이 너무나도 많았다.
한번 배웠다고 잘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현장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나 후처리 등. 한두 번만 해봐도 드러나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부분들이 태반이었다.
여러 번 전화해서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하냐, 이건 안되던데 잘못된 거 아니냐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었고, 지나서 생각해보니 '그 선생님은 현장 경험이 하나도 없었구나' 하고 깨닫게 된 경우도 있었다.
학원으로 등록된 곳이 아니라 조그마한 사무실 한편에서 사설로 하는 교육이 대부분이라 교육의 질에 대해 어딘가에 항의할 수도, 평가할 수도 없었다.
수백만 원의 교육비를 지불하고 이런 허술한 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분통 터질 노릇이었지만, 중요한 건 그마저도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익히기 위해서는 이런 곳이라도 찾아가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여러 번의 교육들을 받으며 느낀 건, 무엇보다 실습환경이 너무 열악하다는 점이었다.
그런 곳을 여러 군데 다녀보고 실제 현장에서 배운 것들을 접목하면서,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어떠한 교육환경과 어떤 이론들을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들이 계속해서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언젠가 나도 이런 기술교육들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기술교육원을 해봐야겠다 어렴풋이 생각했다.
업체를 운영하면서 주변에서 계속 청소와 그 외에 다른 품목들의 기술교육들을 배우고 싶다는 문의가 참 많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 우리 업체가 운영하는 기술과 노하우들을 가르쳐주는 건 업체의 가치, 그대로 넘겨주는 상황이라 불가능하기도 했고, 그동안 만만치 않은 금액의 교육비를 들여 우리만의 노력으로 자리 잡은 고급노하우들을 도대체 얼마를 받고 가르쳐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현장일이 너무 바빠서 그 이외에 사업을 준비하는데 여러모로 막막했었다.
교육학원의 핵심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기술교육과 상황별 고객응대법, 사후관리요령 그리고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실습장과 가장 중요한 교육비였다.
교육생이 얼마나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학원을 준비하는 데까지 많은 고민들이 있었다.
그래서 진입장벽을 낮추는 돌파구로 '국비지원 학원'을 생각하게 되었다.
국비지원 학원 인증받는 것부터 보통 어려운 게 아닌 데다가 청소분야로 국비지원 학원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수소문 끝에 서울 쪽에 청소국비지원학원이 있는 걸 발견했다.
이미 7년 정도 운영 중인 이 학원은 우리처럼 다양한 품목보다는 '청소' 한 과목에 집중하여 교육을 진행하는 걸로 보였다.
그때부터 고용노동부쪽과 교육청을 수없이 오가며 고용노동부인증 국비지원학원을 준비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청소'분야로 학원 등록 자체가 생소해서 담당자들도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서 일은 아주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결국 준비를 시작한 지 1년 반 만에 인증을 받을 수 있었다.
요즘도 청소를 가르쳐주는 학원이 있는지 몰랐다며 찾아오시는 훈련생들이 굉장히 많으시다.
제대로 배워야 하는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가르쳐주는 학원이 없어서 못 배우시고, 창업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기술보다 더 중요한 부분들과 청소와 접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교육들을 사설기관에서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저렴한 교육비로 배울 수 있어 호응도가 굉장히 높은 편이다.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나라에서 교육비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비지원학원중에 '청소'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딱 세 곳이다.
서울, 대전, 울산.
이렇게 전국에 세 곳밖에 없으니, 우리 학원만 해도 거제도, 전라도, 양산, 경주, 부산에서 숙소까지 잡아놓고 수업을 들으시는 훈련생들도 많으시다.
각각의 학원들이 나름의 프로그램들을 기본 수업에 접목하고 있지만, 다양한 프로그램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곳은 우리 학원이 유일하다.
기본적으로 청소 직종에서 배워야 하는 NCS전공교과 이외에 비NCS교과에 힘을 주어 청소뿐만 아니라 줄눈, 싱크대 상판 연마, 정리정돈, 코팅, 새집증후군 시공, 인테리어 필름 등 청소와 접목해서 부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들을 과정안에 다 배워가실 수 있도록 알찬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았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오랜 시간 일하면서 체득한 기술 및 노하우들을 가감 없이 교육생들에게 전달해주고 있어 만족도도 굉장히 높은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