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리더

by 송창록

“삼성의 CEO들은 무엇을 공부하는가”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매주 수요일 아침 8시에 진행된 삼성 CEO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을 모은 것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내용입니다. 여기에 국민대학교 백기복 교수의 글이 있습니다. 그것을 옮깁니다.


“2014년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전국 219개 기업을 대상으로 신입사원이 임원이 되는 비율과 기간을 조사했는데, 신입사원 1000명 중 7.4%만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고, 기간은 22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으로 승진하는 사람은 30대에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7.4명은 임원이 되었을 때 기대만큼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0대에 성공한 리더가 왜 40~50대가 되면 존재도 없이 사라질까? 이유는 '준비를 안 했기 때문'이다.


미래형 리더의 조건은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리더의 수는 전체 인구의 0.1%인 5만 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따져 봐도 리더는 약 0.1%다. 하지만 실상은 KBS(1348명), 포스코(2000명) 설문조사와 대기업 그룹사 경영층 개인별 리더십(2000명)을 분석한 결과, 그들은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평소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보고 들은 리더는 어떤 유형인가'라는 질문에 1위는 '자기만 좋다며 떼쓰는 리더', 그 다음은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키는 리더', '목표를 제시하고 밀어붙이는 리더' 였다. 모두 부정적이다.


리더십을 결정하는 요소로 권력 욕구, 성취 욕구, 친화 욕구를 들 수 있는데, 권력 욕구는 개인이 어떤 집단이나 상황에 개입해서 일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고자 하는 욕구로, 반대편 사람도 자기 편으로 만드는 욕구가 강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여기에 속한다. 성취 욕구는 특정한 과제를 해결하거나 어떤 아이디어를 고안하고 조정해서 목표에 빠르게 도달하려고 하는 욕구로, 기업인은 성취 욕구가 높다. 친화 욕구는 타인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는 욕구로, 빌 클리턴 대통령이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완벽한 리더는 세종대왕밖에 없다.”


리더가 되려면 준비해야 합니다. “어쩌다 어른”도 되었는데, “어쩌다 리더”까지 되면 매우 당혹스럽습니다. 리서십은 과학이자 기술의 영역입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장점이 있는 리더십이 있습니다. 이것을 배우고 익혀 정신 바짝 차리고 실행해야 합니다. 준비가 안된 리더일수록 자기 성격대로 리더십을 발휘합니다. 리더가 되면 자기 성격은 죽이고 자기가 배우고 익힌 대로 살아야 합니다. 리더의 자리는 기존의 자신을 스스로 죽인 경우에만 오랫동안 머물 수 있는 자리입니다.


“비인부전 부재승덕 (非人不傳 不才勝德)”이란 말이 있습니다. “인간이 덜 된 이에게 기술이나 학문, 벼슬을 주지 말고, 재주나 학식이 덕을 넘게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지식, 기술 및 리더십은 선악의 가치를 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악인이 쓰면 더 큰 악행을 일으키고 선인이 쓰면 더 큰 선행을 일으킵니다.


“조전사망操存捨亡”은 마음을 굳게 다스려 흔들리게 하지 말라는 뜻이니, 그 마음이 선하면 지식, 기술 및 리더십이 그 마음을 돕는 작용으로 돌아선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비유로 그 의미가 표현되기도 하지요.


“복숭아와 배는 꽃과 열매가 있다. 그래서 오라 하지 않아도 다투어 사람들이 찾아온다. 그러니 그 아래 길이 생기지 않겠느냐?”

2016년 12월 12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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