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음이라는 말은 다름이라는 말을 전제로 탄생한 개념입니다. 동류란 다른 것들 속에서 비슷한 것들을 묶어내는 것이지요. 동류를 묶는 방식이 동양과 서양이 매우 다릅니다. 동양적 사고는 관계를 중시하는데 반해, 서양적 사고는 닮음을 중시합니다. 동류라는 의식은 자연적으로 배타성을 내포하고 있는 의식입니다. 나와 닮은 것들과 나와 연결된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타자화되는 것이지요.
동류라는 의식이 하나의 Frame으로 자리잡으면 이데올로기가 됩니다. 비슷한 것들은 같아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다른 타자와 차별되는 동일한 자아들의 집단의식이 형성됩니다. 동류성은 블랙홀처럼 주변의 타자들을 빨아들입니다. 배타성은 차별성으로 전이합니다. 차별을 받지 않으려는 개인은 주류로의 합류를 위해 끊임없이 자기 계발에 몰두합니다. 주류로의 합류 실패는 개인의 노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다 자기가 못나서 주류가 되지 못하는 것이라는 이데올로기가 탄생합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같음이라는 말과 동류라는 말은 허상입니다. 실체가 없는 말이란 뜻입니다. 그것은 의식 속에서만 존재하는 개념입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Frame인 것이지요. 모든 인간과 사물은 그 하나하나가 독립적이고 구별이 가능하며 대체가 불가능한 유일한 원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뇌는 실체가 없는 “같다”라는 개념을 의식에서 창조합니다. 이 고도화된 추상이 호모 사피엔스를 다른 원시인류와 구분하는 본질적 특징입니다. 추상할 줄 아는 생명체, 호모 사피엔스가 인류의 조상입니다.
다름에서 같음을 찾아내는 능력. 비교, 비유, 은유, 분류, 분석, 해석 등은 인류를 인류이게끔 한 개념들입니다. 다름에 대한 대응이 아닌 비슷함 또는 닮음에 대한 대응을 통해 탄생한 것들입니다. 문제는 이 의식의 개념을 실재의 세계에 구현하려는 목적의식적인 행위가 인류를 병들게 합니다. 추상의 세계와 구체의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뇌의 착각. 이 착각을 스스로 통제하는 것이 인간을 진정 자유롭게 하는 길입니다.
만들어진 나를 내려놓고 본원적으로 유일한 원본인 자기 자신에 보다 집중하는 것이 충실한 삶입니다. 남과 다른 모습 그대로 가치를 높여야 할 것입니다. 나는 나 자신만이 다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어느 누구도 이 지구상에 잠시 존재한 나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2017년 1월 4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