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텔링

by 송창록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가는 모든 부모가 알고 싶어 합니다. 여기에도 뭐 정답은 없습니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에서 어떤 두뇌를 가지느냐가 아이의 삶에 거의 절대적인 영향을 줍니다.


지금도 변함없지만, 우리 아들과 딸에게 하고 싶은 것 다 해주면서 키우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것을 시도해보라고 합니다. 설령 나중에 싫증이 나서 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다양성 또는 복잡성 만큼 우리 아이들을 설레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단순해지는 것은 나이가 먹어가면서 저절로 되는 것이니, 그걸 미리부터 강요하지 않습니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과 반드시 해야만 할 것들만 짚어 주고 나머지는 스스로 판단하게 합니다.


다양한 것이 뇌 속에 복잡하게 들어가야만, 기억하고 있던 것과 새로 입력된 것들을 재배열하는 과정에서 뇌의 시냅스가 풍부해진다고 합니다. 어릴 때의 공부 편식은 뇌 발달의 장애요인이 됩니다. 이성, 감정, 사회성 등이 사실 초등학교 시절에 거의 완성됩니다. 여기에 학교를 통한 사회적 관계들이 얹혀지면서, 고등학교를 마친 후 형성된 성격은 죽을 때까지 잘 고쳐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람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착각입니다. 뇌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놈이 아닙니다. 뇌는 좋고 싫고를 정말 분명하게 티를 내거든요.


스토리 텔링은 강력한 뇌 훈련 방법입니다. 의미들의 연결과 추상이 뇌를 단련합니다. 글은 문자에 불과하고 의미는 글에 있지 않습니다. 글과 글 사이의 빈 곳에 의미가 있고, 그 빈 곳을 의미로 채우는 것이 뇌가 하는 활동입니다. 글은 엄밀한 의미에서 그림입니다.


영상이미지를 보면 많은 정보가 한꺼번에 동시에 들어옵니다. 우리 뇌는 그 이미지를 모두 받아들입니다. 그 후 시냅스가 재배열되는 과정에서 연결되지 않는 정보들은 뇌가 자체적으로 버립니다. 따라서 많이 기억하려면 먼저 많이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많이 기억하고 있으려면 많이 경험하고 추상하고 되새김을 해야 합니다. 스토리는 의미의 연결을 촉진하며, 스토리로 인해 우리는 인간입니다. 책의 발명은 어쩌면 필연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2017년 2월 16일 독서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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