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에서 자란 후 하이닉스를 다니는 사람이 몇 명 있습니다. 이 양반들 사투리는 억양과 발성에서 특이한 점이 있는데, 들으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울진 출신인 것은 아닙니다.
울진에서 춘양과 봉화를 향하는 국도 36번을 타고 막동정맥을 넘다 보면 길을 따라 계곡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계곡을 따라 길이 있습니다. 그 계곡이 우리 나라 3대 계곡 중 하나인 불영계곡입니다. 은어가 사는 울진 왕피천의 상류입니다. 계곡을 따라 길의 폭이 좁아서 갓길에 차를 세워 두고 계곡을 제대로 구경하기가 힘이 듭니다. 불영사는 그 계곡에 폭 파묻혀 있습니다. 여름철에 불영사의 못에는 노랑어리연꽃이 가득 핍니다. 멀리서 보면 못을 캔버스 삼아 노란 물감을 흩뿌린 듯합니다. 그 풍경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었지요.
곰치 또는 물곰이라고 불리는 바닷물고기가 있습니다. 살이 흐물흐물하고 끓여 놓으면 해장에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지요. 강릉 이북은 매운탕식으로 끓이는데 곰치국이라고 부르며, 삼척 이남으로 내려오면 김치국으로 끓이는데 물곰탕 또는 물곰국이라고 합니다. 속초에는 옥미식당(033-635-8052)이, 삼척에는 바다횟집(033-574-3543)이 전국구 맛집입니다. 모두 1세대 맛집 블로거들이 개척한 곳이지요. 재료가 떨어지면 바로 끝이니, 새벽 해장국으로 드시지 않으면 못 먹습니다.
울진 죽변항에도 김치를 넣고 끓이는 물곰국 맛집이 두 곳이 있습니다. 1세대 맛집 블로거들이 뒤늦게 발굴한 곳입니다. 죽변항 초입 길 양쪽에 있습니다. 식사 시간 때에만 영업을 하니 잘 맞추어서 가야 합니다. 죽변우성식당(054-783-8849)과 돌섬식당(054-782-3898)입니다. 어느 정도 맛집인지는 밑반찬만 먹어봐도 바로 감이 옵니다.
울진 후포항과 죽변항은 대게가 지금 한창입니다. 3월 2일부터 축제가 진행됩니다. 후포항에는 그 비싼 대게의 살을 발라내 대게비빔국수를 해주는 안동횟집(054-787-8083)이 있습니다. 역시 1세대 맛집 블로거들이 발굴한 메뉴입니다. 방송에서 습격한 바람에 너무 유명해졌습니다. 대게를 먹다가 국수를 달라고 한 후, 대게 살을 발라 팍팍 짚어 넣고 비벼서 대게살과 함께 국수를 먹습니다. 대게 살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맛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2017년 2월 24일 독서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