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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창록 Jun 07. 2022

어쩌다 리더

  SK하이닉스 신임 팀장/PL 과정에서 강의를 했을 ,  멘트입니다. 그런데  다음 멘트는 조금  셉니다. ‘구성원에게 있어서 이것보다   재앙은 없다.’ 어쩌다 이런 멘트로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크리스티나 시몬 IE 비즈니스 스쿨 교수가 2016년 매경 비즈타임즈에 기고한 기사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테크놀로지 섹터에서는 훌륭한 기술자들이 상사가 되면 좋은 기술자를 잃고 끔찍한 관리자를 얻는다.’ 훌륭한 엔지니어가 훌륭한 리더가 되면 참 좋겠지만, 그게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좋은 리더는 타고 나는게 아니라 만들어진다는 걸 깨닫습니다. ‘성격 대로 살지 않고 배운 대로 사는’ 게 리더의 삶이라는 것도.

 

리더십이란 무엇일까요? 많은 정의가 있습니다. 그 중에 첫 임원이 되었을 때 임원 코칭을 해주신 분이 알려준 리더십 정의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리더십이란 다른 사람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는 종합 예술이다.’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란 ‘구성원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구성원을 좋은 사람으로 육성하여 일이 잘 되게 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되면 관점이 이동합니다. 일에서 환경으로, 현재에서 미래로, 그리고 문제에서 목적으로.

 

구성원이 일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면, 가장 먼저 일을 구성원에게 위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일만 위임하면 안되고, 권한을 함께 위임해야 합니다. 여기에 건너기 어려운 해자가 있습니다. 불안, 불신 그리고 불통. 이 해자를 극복해야 합니다. 내가 하면 더 잘 한다는 유혹을 끊습니다. 결별. 그렇게 ‘One of Them’이 됩니다.

 

Group Thinking(집단사고)과 Group Intelligence(집단지능)는 다릅니다. 집단사고는 참여자들이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생겨나고, 집단지능은 행위자들이 서로 무관하게 행동할 때 생겨납니다. 그래서 대부분 조직에서 편향된 의사결정은 상호작용 먹이사슬 최정점에 존재하는 리더로부터 발생합니다. 집단사고는 리더십 부재의 다른 현상입니다. 조직이 발휘하는 창의성은 조직이라는 네트워크 자체에 있는 속성이 아닙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구성원 누군가로부터 발휘되는 창의성입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았다면 결코 발견되지 않았을 구성원의 창의성입니다. 소통하는 Media를 바꾸고 Digital Transformation을 도입하는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에 의한 집단지능을 증강하기 위해서 입니다.

 

MIDAS IT 이형우 대표는 현대 뇌과학 성과를 경영에 접목하기로 유명한 분입니다. 그 분이 남긴 말 중에 백미가 있습니다. ‘구성원은 신뢰하는 만큼만 일한다.’ 성과 이전에 동기가 있고 동기 이전에 신뢰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리더는 구성원을 이끄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주대 김경일 교수가 한 말처럼 ‘구성원이 따르게 하는 사람’입니다. 만화 송곳에서 구고신은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사람들은 옳은 사람  안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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