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은 Nov 20. 2020

쓰고 싶지만 망설이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저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 
글쓰기가 당신을 인생에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브렌다 유랜드가 지은 <글을 쓰고 싶다면>을 읽고는 글쓰기에 관한 책들, 정확히는 글쓰기에 대한 욕망을 부채질하여 나를 꾸준히 쓰게 만들 책들을 꾸준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전부터 줄곧 읽고 싶었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읽게 된 건, 어떤 운명적인 선택이었음에 틀림없다. 이렇게 좋을 줄이야, 어쩐지 읽고 싶었더라니.




 위대한 글쓰기 스승으로 명성이 드높다는 저자의 명망에 걸맞게 책의 겉표지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다. 




 미국에서만 백만부 판매, 전세계 9개 국어로 번역 출간된 혁명적인 글쓰기 방법론




 이 문구가 내 시선을 더욱 잡아끌고, 책을 읽어보고 싶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표지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표지를 보면서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무엇이 그렇게 혁명젹인 글쓰기 방법이었냐고 묻는다면, 자기 안의 목소리를 믿고 그대로 쏟아낼 수 있도록 상황과 개인에 맞도록 준비된 여러가지 방법들이 마련되어 있다. 제목 그대로 "뼛속까지 내려가서 쓸 수 있도록" 독자들을 격려한다. 촛불을 켜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거나, 작품과 나를 분리하여 생각한다거나….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빨리 써지는 펜과 작은 수첩을 준비하여 언제든 무엇이든 써내려가는 것이라고 하겠다.





 어느 글쓰기 책이나 다 그렇듯이 꾸준하게 써내려가는 것 외의 정도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가장 좋았던 결실은(빨리 써지는 펜과 작은 수첩을 늘 준비하게 된 것 외에) 나를 믿고 글쓰기에 대한 여정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 것이었다. 글쓰기 책들에서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경고하는 것이 바로 "내부의 검열관"이라는 점을 주목해볼만 한 것 같다. 우리는 늘 글쓰기 습관이 아직 배어있지 않다고 염려하지만, 글쓰기를 망설이게 되는 것은 바로 우리 내부에 우리가 써내려가는 글의 진가를 알지 못하는 내부의 검열관 탓일 가능성이 높다. 과연 내가 쓴 글이 무슨 효용이 있겠어, 싶은.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가지고, 그 일을 계속 밀고 나갈 때, 비로소 그 일은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를 읽는 내내 저자가 글쓰기에 가지고 있는 애정과 확신이 내 마음 속으로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흔들리고 회의하는 본인의 깊은 마음속까지 숨김없이 열어보였는데, 덕분에 나는 지금 내가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게 맞다는 확신을 받았다. 이렇게 매번 알 수 없는 여정을 떠나는 것 같은 두려움, 내가 뭔가를 할 수 있을까 싶은 회의 속에서도 계속 쓰게하는 힘, 이 책은 그런 힘을 독자에게 선물한다.




 요즘은 얇고 가벼운 책 한 권을 작은 가방 안에 넣어서 지하철을 타고, 그 지하철 안에서 책 읽는 걸 좋아한다. 그러면 두 가지의 여정을 동시에 떠나게 되는 거지. 하나는 책 속으로, 또 하나는 나의 목적지로. 책을 읽다보면 긴긴 시간도 훌쩍 지나가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여정이 하나도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전혀 다른 세계 속으로 독자들을 안내하는 것이 책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이 책의 매력은 글쓰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준비가 된 사람들(다른 말로 하면, 쓰고 싶지만 어떻게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글을 쓰는 세계로의 문을 열어젖힌다는 데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격무에 지친 당신께 추천하는 한 권의 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