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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Nov 21. 2020

에세이는 일기와 어떻게 달라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을 읽고

 일기를 쓰면서 에세이도 쓰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 내가 공개적으로 쓰는 글이 '일기'와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달라야 할지 궁금해하며 집어든 책,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부제가 참 좋다. "끼적임이 울림이 되는 한 끗 차이")을 오늘 한 시간만에 후루룩 읽었다. 제목을 참 적절하게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 저자는 전 29cm 총괄 카피라이터인 이유미 작가이며, 읽지는 않았지만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책, <문장 수집 생활>을 집필한 이력이 있다.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쓰려고 하면서도, 매번 쓸 때마다 내가 쓰는 글을 누군가 읽을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고민하고, 그러다가 서랍 속에만 고이 모셔놓거나 대신 내 일기장에 써놓기를 여러차례. 그러고나니, 어떤 글을 남들에게 보일 만한 글일지 내가 잘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물론, 요즘 시간의흐름에서 나온 에세이들을 너무나 즐겁게 읽었기 때문에 더욱 궁금했다. 일기가 아닌 에세이를 만드는 한 끗 차이는 무엇일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는 '확장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 같다. 나만 읽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공감할 만한 하나의 글로서 완성되는 힘, 그것은 소재의 특별함이나 완벽한 기승전결이나 특별한 저자의 이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소재여도 나만의 관점으로 세세히 그려내 읽는 사람들의 눈 앞에 펼쳐보이는 것, 그래서 같은 마음으로 감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에 있다고 나름대로 결론을 내보았다.





 <일기를 에세이로 바꾸는 법>의 좋은 점은, 계속 쓰고 싶게 만든다는 것이다. 꾸준히 쓰는 사람이기 위해 틈틈히 메모할 것, 글에 대한 피드백을 꼭 받아볼 것,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면 필사해볼 것 등등의 아주 좋은 팁들도 풍성히 들어있다. 나로서는 이번에 잘 못 써도 우리는 늘 쓸 거니까, 우리에겐 다음이 있으니까 너무 잘 쓰려고 애쓰지 말고 미련 없이 다음 글쓰기로 나아가라는 조언과 더불어 다음의 구절이 가장 마음에 남았다. 확신이 없고 망설이던 나의 글쓰는 마음에 도움이 됐다.




 굳이 대상을 미리 생각하고 써야겠다 싶으면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라는 가정 하에 쓰세요. (당연히 있으니까요) 나는 이 세상에 나밖에 없지만 '나 같은' 사람은 어딘가 있어요. 그 사람들이 여러본의 책을 읽고 공감하면 되는 겁니다. 꼭 그럴 거고요. 

 책의 주제가 세밀해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공감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은 할 필요가 없어요. 누군가는 공감하게 돼 있어요. 아마 그런 여러분의 글을 읽고 누군가가 "인생책, 인생작가를 만났다!"라고 할 수도 있는 거라고요. 희망의 끈을 섣불리 놓아버리지 마세요.




   이와 더불어 글쓰기 책들도 추천을 많이 받았는데, 글쓰기에 대한 책은 계속 쓰기 위하여, 그리고 지금보다 더 잘 쓰기 위하여 계속 읽고 꼭(!) 감상도 남겨놓을 생각이다. 참, 지금은 아마도 어제 MBC에서 진행한 '박완서를 읽는 밤'을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따뜻해지고, 또 대상 없는 그리움에 빠지기도 하고. 미래의 나를 위해서라도 링크를 남겨놓는다. https://youtu.be/_BzUHQu1Lx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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