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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n 01. 2021

집 앞 공원에서 달리는 즐거움

요즘 나를 즐겁게 하는 것들 - 11.공원에서 달리기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면 절대 못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밤이 될수록 기운이 뚝뚝 떨어지기도 하고, 퇴근할 때만 해도 녹초가 되어 있어서 어서 나의 편안한 집으로 들어가려고 뛰어갈 정도니까. 그래도, 답답한 마음을 좀 식히고, 요즘 재미를 막 붙인 달리기 연습을 하려고 나왔더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워낙 집 근처가 직장이라 공원 가는 길이 출근길과 일부 겹치는데도 그랬다. 역시, 마음이 우리가 보는 세상을 꼴짓는다.


 저녁이 깊어질수록 하나둘씩 사람들이 늘어난다. 강아지를 산책하는 사람들, 가족끼리 또는 친구와 수다 떠는 사람들 등등. 이따금씩 속력을 높여서 뛰려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가야 해서, 아예 집에서 조금 일찍 나가야 한다. 나가기 전에는 수백번 고민을 했는데, 막상 나가면 공원을 뛰는 사람들 속에 내가 있다는 것도, 선선한 공기를 마시며 심박수가 높아질 때까지 달리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것도 그저 만족스럽다.


 선선한 공기, 달리기하는 사람들(곧 내 동지들)의 활력, 어두워지면 짠! 켜지는 가로등의 낭만, 어느 구간에 들어가면 확 끼쳐오는 꽃 내음, 이 모든 것이 좋다. 특히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공중걷기, 파도타기 같은 운동기구를 하며 몸 푸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직 거꾸로 매달리기나 노젓기는 시도해보지 않았다)


 아직 초보 러너라, 러닝화도 새로 구비해야 하고, 달리는 자세도 정비해야 하며, 내게 맞는 페이스도 찾아야 한다. 내 목표는 하나, 다치지 않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달리는 것. 몇 년이고 지속해서, 달리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이다.


  내가 요즘 한참 관심을 쏟는 주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 습관과 생각에 관성이 생기므로, 이 관성을 잘 형성하고 유지하기. 힘을 들이지 않고 일상을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 습관을 잘 들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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