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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l 04. 2021

함께 달리는 즐거움


토요일은 일주일 중 유일하게 함께 운동하는 날이다. 함께 달리기 위해서 내게 편하고 가까운 곳보다 훨씬 멀리, 일찍부터 준비해서 나가야 하지만, 이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우리 모두가 입을 모아 하는 말인데, 혼자였으면 불가능했을 거리를, 함께이기 때문에 달리게 된다.



참 이상한 일이다. 평소에 혼자 운동하고 달릴 때도 꽤 힘들게 한다고 생각하는데, 함께 달리고 나면 다음날까지도 근육통이 심하고 기력이 없다. 운동한지 몇 시간 뒤까지 심박수가 가라앉지 않으며, 꼭 손끝, 발끝으로 계속해서 나의 힘이 빠져나가는 기분이 싫지 않다.



애초에 함께 달리기를 시작했기 때문에 혼자 달리기도 시작했고, 이제 막 네 달째에 접어들었으니,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새삼 옳은 말로 느껴진다. 함께 달리는 사람들과도 꽤 정이 들었다. 고통을 함께 한 사람이기에, 혼자는 갈 수 없는 길을 같이 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서로가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함께 나아간다.



내가 계속 달리는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달리는 사람을 멋있다고, 닮고 싶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내가 좋아하는 코치님이 "사람은 움직여야 돼요."라고 말했다. 그 말이 내 마음에 날아와 꽂혔다. 맞아, 사람은 움직여야 돼. 난 움직이는 사람이고 싶다.



막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에게는 휴일만은 새로운 루트를 달려보는 걸 권하고 싶다. 어제는 잘 가꾸어놓은 공원 옆을 달렸는데, 꽤 하늘하늘 날아다니는 나비, 색색이 펴있는 각종 꽃들, 처음 보지만 분명 규칙적으로 달려왔을 그 동네 주민들 등을 보며 새로운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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