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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n 18. 2020

이토록 스윗한 서바이벌 경연

넷플릭스 <넥스트 인 패션> 감상

<넥스트 인 패션> 중간 리뷰


1. <넥스트 인 패션> 서바이벌에서 우승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팀워크다.  2인이 한 팀을 이뤄서 경연을 하는데 서로 의견 충돌이 있으면 의상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밖에. 민주와 에인졀 팀을 응원하게 되는 것은 한국인이 속해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들의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 그리고 즐겁게 일하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애정이 솟아나고, 그들의 우승을 확신하게 된다.(물론 아직 우승자는 모른지만!)

보통 팀 내에서 한 명의 강한 주장으로 아이디어가 정해지면, 한 쪽이 불만을 표하기 십상인데, 민주와 에인졀은 가장 자신있고 아이디어가 확실한 사람이 의견을 제시하면, 상대편은 기쁜 마음으로 협력한다. 서로의 실력과 관계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 뒷받침되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모습이라 감탄할 따름.

생각해보면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는 건 너무 당연하다. 두 사람씩 한 팀인데, 서로 머리를 맞대고 보완해나가는 것이 한 사람의 일방적인 의견으로 진행되는 것보다 좋을 수밖에. 상대방이 조언을 해주려고 해도 반대편에서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어있다면, 도와줄 수 있을리가 없다. 그렇게 그 팀은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우승에서 멀어진다.

이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고, 자기만의 스토리가 있다. 그러다보니 자기와 팀인 다른 사람도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진(그래서 존중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라는 걸 잘 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2. 나는 함께 일하기 좋은 동료일까? 예전에는 직장에서 정말 일 잘하는 사람이고 싶었는데 이제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둘은 비슷한 듯 다른 것 같다.

먼저 같이 일하고 싶으려면 함께 있는 것이 편안할 정도의 친밀함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 나는 뭔가 문제가 생길 것 같으면 즉각 사수나 팀장한테 보고해서 문제 발생 소지를 없애려고 하는데, 어떤 사안을 상의하고자 하면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정리와 자료 수집은 다 한 후에 보고하려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가 속한 팀에는 닮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 무엇보다 대체로 긍정적인 태도와 상하 관계를 따라 존중하는 자세인데, 이런 분위기 조성이 생각보다 업무하는 데 큰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 지금은 여러 이유로 직장을 떠날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지만, 그전에 이런 장점들은 꼭 배우고 싶다.


3. <넥스트 인 패션>을 보면서 사회자의 진행 방식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들의 화술, 패션, 참여자를 존중하는 태도. 우리나라에서 진행한 서바이벌 몇을 가끔 채널 돌리다가 보면, 정신이 번쩍 들면서 저렇게까지 사람을 극한으로 몰아붙여야 하나 싶어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반성을 잠시 하게 되던데, 물론 서바이벌이라는 것 빼고 차이가 많지만 비교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4. 엄청 나를 분노하게 했던 한 참여자가 있었는데, 본인의 일방적인 의견으로 경연에서 참패했고, 결국은 한 팀이였던 상대방에게 큰 좌저을 안겼는데 반성의 기미도 없이 거들먹거리는 태도 때문이었다. 배울 기회가 있어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기 싫은 고집, 자존심이 더 중요하다면 더 많을 기회를 얼마나 많이 잃겠는가? 커리어에 있어서의 성공뿐 아니라 사람과 본인의 평판까지 잃게 만든다면 끔찍한 일이다.


5. 보는 내내 역시 패션의 세계는 알 수가 없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러나 한 심사위원의 말이 참 좋았다. 패션은 열정과 영감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참 멋진말이다.



<넥스트 인 패션> 피날레 리뷰

1. 그만의 독창성이 성숙하면서 꽃피우는 것을 지켜볼 때 우리는 경이감에 휩싸인다. 우리는 때로 우리가 얼마나 놀라운지, 우리 안에 얼마나 많은 것이 아직 발견되기를, 혹은 때가 되기를 기다리며 잠자고 있는지 모른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일깨워줄 수 없으며, 오로지 본인의 한 땀 한 땀 노력에 의해서만 개발된다.


2. 민주의 말이 맞다. It is so him, and it is so me. 그러니 비교가 가당키나 하냐고. 그런데도 우리는 순위 매기는 것을 좋아하고, 경연이 아닌 모든 것에서 남과 비교하고자 한다. 마음이 조급해질 때 나는, 그래 장미와 백합, 국화가 서로 우열을 가릴 수 없듯 나와 저 사람도 그런 거라고 마음을 다스리곤 하는데 정말 효과가 있다.


3. 열정은 늘 촛불을 키듯 새롭게 불을 지펴야 한다. 우리는 너무 자주 길을 잃고, 스스로 상기시키지 않는 이상 잊어버리고 만다. 이 여정의 시작이 무엇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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