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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l 27. 2020

일기쓰기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일기 여행> :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신비한 여정, 말린 쉬위

누가 일기를 쓰는가? 깊은 내면세계에서 반성적 삶을 유지하고, 자신의 삶을 현대의 신화적 탐구와 정신적 여행으로 생각하는 여성,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서 삶을 기록하는 그런 여성들이다.


 



 꾸준히 일기를 쓰는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초단위로 시간을 의식하며 공부를 했던 나는, 창조적이고 실용적이고, 내게 가시적인 효용을 가져다주는 행위가 아니면 잘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상담선생님으로부터, 전형적인 완벽주의자의 성향이라며 정신건강에 좋다는 추천을 받았다. PUBLY 박소령 대표님의 강연과 기록을 열정적으로 하는 주변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나도 일기라는 걸 써야겠다고는 계속 생각했었다.




 그런데 "매일" 쓴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마침 운 좋게도 2월 한 달동안에는 한 문장이라도 매일 글쓰는 모임에 합류하여 하루도 거르지 않고 썼었는데, 3월부터는 다시 습관이 무너져서 아쉬워하던 중, 아크앤북에서 발견한 한 편의 책, <일기 여행>은 부제가 더욱 내 마음을 끌었다. "여성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신비한 여정"이라니. 꽤 두께가 있었고, 훑어본 결과 집에 두고 필요한 때마다 펼쳐봐야 하는 책이어서 구매했다.





 일기쓰기가 무엇에 좋은지는 잘 모르겠으나 쓰긴 써야하는데, 하는 부채감을 안고 있던 예전의 나와 같은 사람, 특히 여성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일기쓰기에 대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이 책을 사놓고는 다른 책들을 읽느라 한참동안 책장에만 두고 있다가 <아티스트 웨이 :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아침에 일기쓰는 것으로 루틴이 바뀌고, 저녁에도 일기를 계속 써야 하나 고민하면서 책을 읽게 되었다. 





 또한, 예전에 일기쓰기를 하면서는 매일 쓰지 못하는 것 때문에 늘 마음 한 켠에는 내가 뭔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책은 30년 넘게 일기를 쓰고 일기연구회를 운영해온 저자가 자신을 포함한 많은 여성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도와준다. 버지니아 울프, 아나이스 닌 등의 다른 여성들의 일기를 읽을 수 있는 것도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다. 일기를 꾸준히 써왔든, 나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해왔든, 어떤 사람에게나 일기를 삶의 일부로 편입하여, 나의 리듬에 맞추어 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 책에는 낯선 곳을 여행할 때에만, 혹은 여름 휴가 시에만 일기를 쓰는 사람들도 등장한다.)




 참, 나는 아직 이 책의 초입부를 읽고 있다. 읽는 내내 조금씩 그때그때 느끼는 점을 기록해둘 생각이다. 지금까지 가장 가슴에 깊이 남은 문장은, 내면을 탐색하는 일은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과 닮아있다는 내용의 글이었다. 작년 청두를 여행했을 때가 생각이 났다. 그 여유롭고 자연이 아름답던, 그에 반해 톡쏘는 마라맛 음식과 독한 술이 입에는 달았던 곳. 당분간 타지를 여행하기는 어렵겠으나, 그동안 나의 내면으로의 여행은 미뤄둘 필요가 없다. 나의 일기장과 이 책, <일기여행>이 함께라면. 



 





<일기여행>이 제안하는, 일기쓰기가 어려울 때 시작하는 방법


1. 아나이스 닌이 제안하는 방법

 지금 이 순간 가까이 강하고 포근하게 나를 이끄는 어떤 느낌에 대하여 쓰는 것


2. 게슈탈트 기초 훈련

"내 느낌은, 내가 필요한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은" 이런 식으로 한 가지에 10분씩 배당하여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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