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정은 Aug 13. 2020

선의가 만들어낸 단단한 연결고리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보고

 드라마 <왓쳐> -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 <붉은 달 푸른 해>를 연달아 보다가 내 마음에도 휴식을 주기 위하여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보기로 했다. 달달하면서도 매회마다 추리력을 자극하는 새로운 에피소드가 가미되어 보는 내내 결말이 궁금하면서도 마음이 편했다. 어린시절 보던 동화같이 적당한 강도의 교훈과 따뜻함이 있었달까.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내가 본 이 드라마는, 한 사람의 선의가 얼마나 크고 단단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사회 전체를 바꾸어나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따뜻한 이야기이다. 강아지의 목줄을 좀 더 편하게 만들어주었더니 강아지가 덜 짖고, 그래서 아침에 더 숙면을 하고, 출근하는 부모님의 기분이 좋아져서 용돈을 주고, 그러면..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작은 변화가 어떻게 세상을 크게 변화시키는지를 말해주던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이 드라마에서 재차 강조하는 메시지는 여러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한우탁(배우 정해인) 경위가 하는 이 말이다. 네가 나를 구해줬을 때, 어떻게 해서든 꼭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는 것. 그렇게 이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은 위험도 부상도, 심지어 자신의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달리게 된다. 은혜받은 까치마냥, 자신이 받은 호의를 갚아주기 위해서. 





 그러고보니 이와 비슷한 교훈을 명상 시간에 배운 적이 있다. 우리는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영원히 잊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은 결국 그 사람 마음에 화를 심어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기회만 있으면 나에게 앙갚음을 하려고 하게 죽을 때까지 간직하고 있을 그 "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수란 건 결국 본인에게 해가 될 수밖에 없는 일이란 것도.





 어쩌면 이 세상은 거대한 수건돌리기와 비슷할지도 모른다. 나로부터 나간 것이 아주 긴 세월을 돌고 돌아 나에게로 되돌아오는. 




 또 하나. 이 따뜻한 드라마가 특별히 좋았던 이유는, 친절을 베풀기 위해서 우리는 상대를 용서할 필요도 사랑할 필요도 없다고 말해준다는 것. 서로 호의를 주고 또 되갚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신뢰와 정이 두텁게 쌓인다. 완벽하지 않아서 서로가 너무 필요한 우리들 사이에.

매거진의 이전글 학대당한 아이들의 세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