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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섬 Nov 21. 2023

시절인연의 시 <얼음꽃>

겨울의 꽃 中에서






안녕하세요? 시를 짓는 사람, 한섬입니다.


근 1년을 개인적인 용무로 활동하지 못했었는데요. 그간 미출간 시까지 사랑해 주시고, 안부도 물어봐 주시는 등 감사한 일이 참 많았습니다. 마음으로 보답하여 앞으로 더욱 성실히, 겸허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개해 드린 시는, 시집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나의 봄에게] 겨울 챕터에 수록된 ‘얼음꽃’의 일부입니다.  


[눈부시게…]에는 여러 개의 시가 한데 엮여 하나의 플롯을 구성하는 시편이 두 개 수록되어 있습니다. 두 개 모두, 테마는 ‘시절인연’입니다.


- 봄 챕터 : 벚꽃 연가 (벚꽃의, 필연적으로 소멸할 외사랑을 그린 8편의 시)

- 겨울 챕터 : 겨울의 꽃 (우연인 듯 찾아들어 삶의 방향을 전환해주고 사라지는 시절인연을 그린 10편의 시)


’얼음꽃‘은 <겨울의 꽃> 시편의 5번째 시입니다.


겨울의 자리에서

겨울에 피어난 꽃

네가 반짝이던 겨울에서

봄에 가자 말을 못했다

얼음꽃

꽃이 머물던 자리

뒤돌아서던 봄에

겨울 날에 겨울 볕에 돌아오던 길

겨울이 보내준 인연

야생화



화자는 가장 혹독한 겨울의 시기를 지나는 사람입니다. 우리네 인생에도 그런 시기가 한두 번은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그 힘겨운 길에서 생급스러울 정도로, 메마르고 버석거리는 계절에 피어난 ‘가녀린 겨울의 꽃 한 송이’를 발견합니다. 화자는 꽃과 연을 나누며 그 아픈 시기를 따스하게 견딜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겨울의 꽃은 봄을 볼 수 없는 시절의 생입니다. 봄의 온기가 스며들면 녹아버릴 인연이지요. <겨울의 꽃>은 우리의 삶에서, 우연인 듯 찾아들어 가장 혹독한 시기를 희망찬 삶으로 전환해주고 사라지는 그리운 필연, 즉 시절인연을 그린 서정시입니다.

 



<얼음꽃>의 전문을 소개해 드립니다.





마지막 행의 ‘되뇌이며’는 정말 끝까지 고민한 부분입니다. ‘되뇌며’로 쓰는 것이 맞겠으나, 지금까지 잘 이끌어온 ’단조‘의 감성을 깨뜨릴까 저어되어 시적 허용을 믿고 ‘되뇌이며’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블로그, 브런치 등에서 발표한 미출간 시가 몇 편 있습니다. 절로 경탄이 나오는 캘리 작가님들과 블로거, 인스타님들, 그리고 MZ학생 독자님들(국어 숙제와 시화 동아리 활동)이 애정해 주시는 시 같아서, 다음 원고에 수록될 ‘극단 장조의 시’ 최종본 3~4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세상을 따사로운 면을 아름다운 글로 풀어낼 수 있는, 햇살을 닮은 시인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행복하고 마음 포근한 겨울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보이지는 않겠으나, 공손히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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