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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코 Feb 08. 2020

19. 소소한 하루 끝엔

과테말라/안티구아

오늘은 안티구아의 마지막 날이다. 저녁 6시쯤 과테말라시티를 경유하여 플로레스(티칼 유적지를 갈 수 있는 곳)로 간다. 아침부터 액땜을 하고 다리가 여전히 아파 오래 걷거나 하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 남은 잠시 동안의 시간 동안 소소하게 동네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점심으론 도미노 피자를 먹었다. 1인분에 음료 포함 한화 5000원 정도의 가격,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점심을 먹은 후 아픈 다리를 끌고 십자가 언덕으로 갔다.


가는 길, 너무 한적하여 혹시나 위험할까 걱정했지만


도착하니 많은 관광객들이 있었고 십자가를 배경으로 내려다보이는 안티구아 전경은 아름다웠다. 이제 이곳도 떠나는구나, 하지만 뭔가 파나하첼만큼의 미련은 없는 것 같다. 오전을 너무 끔찍하게 보내서 그런가.


안티구아는 곳곳에 이런 유적이 정말 많다.


또한 바닥이 돌 길이라는 특징이 있다. 본인만의 매력이 확실한 곳이다.


앞으로의 물가 상승에 대비하여 가는 길에 신라면 두 개를 샀다. 하나에 단돈 7 케찰이다. 물가가 비싼 지역에 가면 1일 1끼 라면으로 연명하며 그렇게 지내려고 한다.


라면을 산 후 숙소로 돌아와 플로레스 행 셔틀을 기다렸다. 시간이 되자 셔틀이 도착했는데 왠 걸? 셔틀에 탄 사람이 나 혼자 뿐이다? 셔틀은 어둠 속을 달렸다. 아무리 여행사에서 온 인정된 셔틀이지만 해가 떨어진 밤 시간에 깜깜한 도로를 홀로 달리려니 왠지 무서웠다.


셔틀은 그렇게 날 과테말라시티의 북부 터미널로 도착시켰다. 미니밴이 날 이동시켜주는 건 여기까지고 터미널에서 플로레스 행 버스를 환승해서 타야 한다. 물론 처음에 여행사에 지불한 금액에 버스 비용까지 포함이 되어있어 몸만 가서 티켓을 받으면 된다고 셔틀 운전사가 분명히 그랬다. 그런데 뭔가 문제가 생겼나 보다. 내가 여행사에서 받은 영수증을 직원에게 보여주니 자꾸만 기다려보라고 하며 계속 컴퓨터를 두드리고 내가 예약한 투어사에 전화를 건다. 무언가 잘못되었나 싶지만 영어도 못 알아듣고 버스 시간은 다가오고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버스가 떠나기 5분 전에야 일이 해결되었는지 그제야 날 버스에 태웠다. 뭐가 문제인지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언어도 안 통하고 정말 이대로 이 밤 시간에 과테말라 시티에 급하게 숙소라도 잡아야 하나 싶은 심정이었다. 어찌 되었든 잘 해결되어 버스에 타게 되어 정말 다행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야간 버스를 타고 드디어 정글 속 마야 유적지 티칼을 보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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