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페디엠
내 인생 맛 아이스크림
나에게 아이스크림은 달콤하고 행복한 핑크빛이다. 때론 새하얀 우윳빛이다. 시원한 하늘빛이다.
주문한 아이스크림을 받을 때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 눈으로 맛보는 행복. 혀를 내밀어 먼저 한번 핥으면 달콤함과 차가운 감촉에 온몸이 전율한다.
그러나 먹음직스러움에 성큼 한입을 베어 물면 입 안에서 녹으며 갑자기 입천장에 강한 옥죄임과 함께 정수리까지 찡, 통증이 전해진다. 으윽.......
식도를 내려가며 식도가 통증으로 조여올 때도 있다. 아이스크림이 주는 매서운 한방이다.
가끔은 첫 입에 혀를 가져갔다가 하릴없이 툭 떨어질 때도 있다. 낭패다. 혀로 아이스크림을 살살 눌러 콘에 잘 붙어있게 한 후 먹었어야 했다. 후회하며 머리를 친다.
음미하며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을 요령껏 핥고 있는데. 날이 너무 더워서 무심코 선풍기 바람 쐬며 핥고 있다가는 또 낭패를 당한다. 줄줄 아이스크림이 녹아내리고 있다. 속도를 빨리하며 아이스크림을 쥐고 있던 손을 돌리고 혀로 홀짝 호로록 핥아먹는다. 누가 그 모습을 본다면 좀 추접스럽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최선을 다해 핥았지만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리는 아이스크림까지는 어쩔 도리가 없다 땅바닥으로 뚝뚝 떨어진다.
인생도 그렇다.
아이스크림의 달콤하고 황홀함에 빠져 섣불리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가는 정수리가 찡하게 차가운 맛으로 한방 먹고, 혹은 모든 것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하여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더운 날 흘러내려 허겁지겁 핥아먹던 아이스크림, 다 먹고 나서도 입안이 텁텁하고 목이 더 마르던 뒷맛의 기억이 남았던 아이스크림, 배부른 외식 후 시원했던 소프트아이스트림, 너무 단단하게 굳어서 스테인리스 포크로 파먹던 아이스크림, 속에 새콤한 젤리가 들어있어 새로운 맛에 즐거웠던 아이스크림.
내 인생도 그러했다.
허겁지겁 생활에 쫓겨 살았고, 항상 부족한 듯하여 목마름이 있던 생활, 맘대로 되지 않던 장벽에 부딪혀 스테인리스 포크로 쿡쿡 파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때도 있었고, 가끔은 천천히 아이스크림을 음미하며 먹듯 내 인생에서 느긋하고 우아했던 적도 있었으며, 또 아주 가끔은 기대하지 않았던 새콤한 맛의 기쁜 소식과 결과에 행복했던 적도 있었다.
아무튼 보면 먹고 싶고, 먹고 나면 아쉬운 뒷맛, 아이스크림,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내일은 어떤 아이스크림이 내 앞에 주어지려나? 내년에는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게 될까?
'인생은 아이스크림이다. 녹아버리기 전에 즐기자.'
카르페디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