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인생이란, 도대체 뭘까.
내 친한 친구 중 한 명은 가끔 입버릇처럼 그 질문을 던진다.
나는 그럴 때마다 대답을 얼버무린다.
인생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축약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답은 때마다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렇게 수년째 같은 질문을 들어오며 생각한 끝에,
지금의 나는 이렇게 답하곤 한다.
“인생은 타협해나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도 잘 모르는 본모습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은 그 위에 상황에 맞는 가면을 덧쓴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타협이 일어난다.
세상 어느 조직, 어느 모임, 어느 관계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다.
사회에서는 그것을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이라 부르고,
부모자식 간에는 ‘효자’나 ‘효녀’라 부르며,
학교에서는 공부 잘하고 말썽 부리지 않는 ‘모범생’이라 부른다.
하지만 우리의 본모습이 그런 이상과 완전히 같을 리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적당히 연기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연기를 받아들이는 사람들 역시, 어느 정도는 타협한다.
상대가 완벽하진 않아도 노력하고 있음을 안다면,
그만큼은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이것이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다.
그래서 나는 인생을 타협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작은 모임에서부터 세상 전체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본모습을 100% 드러내지 못한 채 살아간다.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공동체도 유지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 안에서도 지키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그걸 지켜내기 위해 다른 것들을 조금씩 포기하며 나아간다.
그 끝에서 무엇을 남길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다만 그렇게 타협해가며 지켜낸 것들이,
마지막 순간에 내게 남는 전부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