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에 가고 싶어요. 그때 내가 부모님을 설득한 방법
유학을 결심한 나는 제일 먼저, 일본 대학에 유학생으로 입학하기 위한 방법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일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정보를 구할 수 있었다.
그 당시로부터 벌써 1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으니, 지금 필요한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EJU라고 불리는 일본 유학시험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이 되는지 판단하기 위한,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과 같은 시험이었다.
과목은 일본어(독해, 청해, 청독해, 기술), 수학, 인문계의 경우 종합과목(정치, 경제, 사회, 지리, 역사), 이공계의 경우 물리, 화학, 생물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야 흔히 일본 내에서 명문이라고 불리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대학 본고사
학교에 마다 다르다. 일본어 소논문, 면접, 영어 등의 시험이 있는 게 대부분이었다.
EJU에서 고득점을 받았다 하더라도, 대학 본고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하면 입학하는 것은 불가능.
편차치가 높은 대학일수록, EJU보다 본고사가 더 어렵다.
영어
대학에 따라 기준이 다르지만, TOEFL제출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았다. TOEIC제출, 혹은 본고사에 영어 시험이 들어가 있는 곳도 있었다.
이렇게 나열해 보면 알겠지만, 일본어 하나만 잘 한다고 해서 일본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수학능력시험을 일본어로 치러야 한다는 고난도의 능력이 필요했다.
나는 고민했다.
일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알았다.
문제는 어떻게 공부하고 준비하는가 였다.
처음 내가 생각한 선택지는 2가지였다.
1. 한국에서 대학을 한 학기 혹은 한 학년 더 다니면서 혼자서 준비한다.
2. 한국 대학을 자퇴하고 일본에 가서 어학원을 다니면서 대학 진학을 준비한다.
한국 대학에 대한 미련은 솔직히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2번을 택하고 싶었다.
그러나 마음속 어딘가에,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일본으로 간다면, 정말로 나는 24시간을 공부에 투자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을까.
나의 의지는 그렇게 강할 수 있을까.
그렇게나 가고 싶어 했던 일본이었다.
당장에 일본에 가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마치 내 꿈이 이뤄지기라도 한 듯 착각에 빠져서, 관광을 한다거나 미용과 패션에 시간을 낭비하게 되지 않을까. 어쩌면 일본 남자와 연애를 시작해서 대학 진학이라는 큰 목표를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나는 일본 내에서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대학 진학 준비에 투자할 만큼 나 자신의 의지가 강하다고 믿을 수 없었다.
쉽게 얻은 것은 소중한 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이란 것이 그런 것이다.
그래서, 쉽게 일본을 가는 방법은 스스로 포기했다.
치러야 할 시험의 종류는 알았지만,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솔직히 막막했다.
독학 이외의 방법이 없을까 하고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리나라에 있으면서 준비를 할 수 있는 학원이 있는 것을 알았다.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었다.
나는 당장에 그곳에 가서 원장 선생님과 면담을 받고, 현재의 내 수준과, 흔히 한국 수험생들이 가고자 하는 일본의 명문대 레벨의 대학에 가기 위해서 해야 하는 공부 시간에 대해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까지 준비를 끝낸 후, 부모님께 상담할 수 있는 재료가 준비가 되었다.
하지만, 당장 나의 계획을 털어놓고, 재정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우리 집은 여유로운 집안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 계획이 꼭 열매를 맺으리라는 확신을 갖게 할 필요가 있었다.
한 학기가 끝나가려는 무렵이었다. 학기말 고사를 앞두고 있는 시기였다.
이것저것 손만 대고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텅 빈 사람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 누구보다도 우리 부모님의 성격을 잘 알고 있는 나였다.
내 계획에 대한 믿음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이 곳에서의 성과를 보여드리고 신뢰를 받아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학기말고사 올 A+를 목표로, 쥐 죽은 듯이 공부했다.
그리고, 노력한 바가 이루어져 다음 학기 장학금을 손에 넣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성적표와 장학금 통지서를 들고, 부모님께 달려갔다.
제가 받은 이 장학금 만큼만, 반년 동안 제게 투자해주세요.
일본 대학 진학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일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서 필요한 시험과, 어떻게 공부를 하고자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리고, 내가 제안한 시간은 딱 반년, 학원을 다니면서 공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 절실했다.
부모님은 망설이셨지만, 그 당시 다니던 대학을 자퇴가 아닌 휴학을 하는 조건으로 내 제안을 받아들여 주셨다.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가장 커다란 첫 번째 난관을 통과하게 되었다.
지금도 되돌아보면, 그때 부모님께서 내 꿈을 응원해주시고, 지원해 주시지 않으셨다면, 정말 막막했었을 것 같다. 나를 믿어준 부모님께 너무 감사하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있을 수 없었을 테니까.
드디어 시작된 두 번째 수험공부.
내게 주어진 시간은 6개월, 그 당시 JLPT성적은 2급, 시간과의 승부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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