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장 선생님의 숨겨진 역할

서울여자 도쿄여자 #19

by 김민정

서울여자 김경희 작가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본 초등학교의 재미난 불가사의에 대해 얘기하려고 해요.


한국 초등학교에도 동상이 있죠? 일본 초등학교엔 니노미야 긴지로라는 동상이 있어요. 지게를 짊어지고 한 손에 책을 들고 공부하는 소년의 동상입니다. 니노미야 긴지로는, 막부시절 가난한 농민의 자녀로 태어나 공부를 해서 무사 계급까지 오르게 되었고, 메이지 시절에 농지개혁을 한 인물입니다. 그의 동상은 일본 제국주의가 각 학교마다 세우게 했으며, 가난해도 공부를 해서 나라를 일으켜야 한다는 것이 당시의 사상이었습니다. 그 사상을 지나치게 각인시켜 우리를 식민지로 삼게 되었지요. 니노미야 긴지로는 학교 괴담의 주요 인물입니다. 밤이 되면 니노미야 긴지로 동상이 학교를 돌아다닌다는 얘긴데, 좀 우습지만, 소름끼치는 얘기입니다.


화장실에는 빨간 화장지냐 파란 화장지냐를 묻는 귀신이 살고 있고, 하나코란 여자아이 귀신도 살고 있단 괴담도 있지요. 4시 44분에 거울을 보면 거울로 빨려들어간다는 괴담도 있습니다. 어른이 저는 왜 아직도 이런 게 무서울까요? 저희 딸은 얼마나 무서울지 안 봐도 척입니다.


자, 그럼 현실의 불가사의 얘기도 좀 해볼까요?

일본의 교장 선생님에게는 아주 중요한 역할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무엇인지 맞춰보세요.


바로 급식 먹기 담당입니다. 학교 급식이 나오면 학생들이 먹기 전에 반드시 교장 선생님이 먹어 봅니다. 맛은 물론이고, 음식이 상하지 않았는지 혹시 독이 들지는 않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교장 선생님의 가장 중요한 역할입니다.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역할이지요.

일본의 초등학교에 가면 언제든 교장 선생님을 만날 수가 있는 것도 신기한 일입니다. 교장 선생님이 어깨에 힘이 들어간 사람이 아니라, 언제 가도 만날 수 있는 사람이지요. 저희 딸이 학교 끝나고 집에 안 오고 친구들과 놀러가서 행방불명 소란이 일었던 날도,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아이들을 찾아다니고, 아이들을 찾은 후에도 교실에서 직접 아이들에게 훈계를 해주셨습니다. 각 반마다 아이들을 교장실로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럼 학교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누굴까요?


바로 경비아저씨입니다. 학교에 들어가려면, 학부모란 표시가 된 목에 거는 증표(학교발급)를 들고 가야 합니다. 그 증표를 목에 걸지 않고 학교에 가면, 경비아저씨가 막아섭니다. "보호자표는요?" "깜박했어요."

깜빡한 사람들을 경비아저씨가 한군데 모으고, 훈계 하십니다.

"오늘만 특별히 안에 들여보내드리지만, 다음번에 안 가지고 오시면 절대 학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경비아저씨 말씀이 너무나 단호해서, 다음번부터는 꼭 보호자증표를 챙기게 됩니다.

학교까지 자전거로 오는 부모도 많아요. 그런데 행사마다 자전거 주차장이 있는 날과 없는 날이 있습니다. 주차장 개방을 안 한 날 자전거로 학교에 온 부모들은 또한번 경비 아저씨로부터 훈계를 들어야합니다. 엄마들 사이에서 학교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으로 꼽히는 게 늘 단정한 차림의 경비 아저씨입니다.


일본사람들은 거의 모두 수영을 합니다. 왜일까요?

바로 초등학교부터 모든 국공립학교에 수영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영장 시설은 학교를 짓는데 필수시설입니다. 아이들을 초1부터 수영을 배워요. 첫 단계는 수영장 주변을 걷기, 다음단계는 물 안에 들어가기, 그 다음 단계는 물 속을 걷기, 그 다음 단계는 코까지 물 안에 들어가 5초 견디기, 그 다음은 얼굴을 모두 물 안에 넣고 눈뜨고 5초 견디기이며 마지막 단계는 25미터 수영하기입니다. 6년간 철저히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정말 거의 전원이 수영을 할 수 있어요.


교장 선생님이 급식의 독을 확인하고, 각 학교마다 수영장이 있어서 수영을 배우는 사회. 저는 그런 일본이 좋습니다. 참, 일본의 어린이집에는 2층부터 1층까지 미끄럼틀도 있답니다. 이건 제 로망이었어요. 수업이 끝나고 미끄럼틀을 타고 하교하는 것. 그런데 일본 어린이집의 이 미끄럼틀은 평소엔 사용하지 않습니다. 지진과 같은 재해 때 아이들이 빨리 대피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라네요.


오늘 하루도 기쁜 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도쿄여자 김민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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