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기우에하라, 다케신
도쿄에서 가장 세련된 동네가 어딜까.
아자부, 롯퐁기, 오모테산도, 긴자 다 멋있다.
그치만 생활권으로는 요요기가 최고가 아닐까. 시부야와 하라주쿠에 딱 붙어있으면서, 세련된 잡화점, 셀렉트샵, 맛집, 마트까지 완벽하다. 뭐랄까, 고급스러운 시모키타자와랄까. 여하튼 요요기의 언덕은 산책하기도 좋고 맛집 탐방하기도 좋다. 작은 가게들이 모여 있는데, 오가닉을 취급하는 곳이 많다.
여하튼 오늘은 아이들과 요요기 우에하라 산책.
먼저 점심으로 미슐랭 가이드 빕구르망에 선정된 다케신에 가봤다.
안심, 등심이 있고, 그램수에 따라 가격이 올라간다. 덮밥도 유명하다는데 밥에 뭐 뿌린 거 안 좋아해서 나는 안심, 남편은 등심, 아이들은 새우튀김으로.
태어날 때부터 병원균이 없는 항생제 없이 키운 돼지고기라 부드럽다고 한다.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고기를 통틀어 가장 부드러웠다. 겉은 지나치게 바삭바삭한 느낌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이가 시원치 않은 사람도 베어물 수 있을 정도랄까. 기름은 고급쌀기름이라는데, 굉장히 담백하다(아니 우리집도 쌀기름을 쓰는데 왜 여기건 안 느끼한 거지?).
둘째는 새우 튀김에 빠져, 추가로 하나 더 시켰다. 된장국이 아카미소(빨간된장)이고 두부가 들어있다. 느끼함을 씻어주기 위해 깔끔한 아카미소를 쓴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누카즈케 채소도 맛있고.
부드러운 식감을 좋아한다면 100점이겠지만, 나처럼 씹는맛 좋아하는 사람에겐 88점. 근데 요즘 돈가스 추세가 '부드러움' '촉촉함'이다. 겉은 바삭바삭이 트렌드던 시절도 있었는데, 요즘은 적절하게 바삭하고 부드럽고 촉감이 좋은 가게가 인기다.
맛집이란 맛있는 집이지만, 동시에 그 시대 그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입맛을 대표하는 집이다. 요즘 일본사람들은 푸딩처럼 부드러운 식감을 선호하고, 돈가스도 그렇다. 난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징어나 쥐포를 씹고 싶은데, 일본에선 구하기가 어렵다. 그만큼 요즘 일본사람들에게 딱딱한 식감은 스트레스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식감이 너무 부드러워서인지 대신 달거나 짠 음식이 선호를 받는 것 같기도 하다.
먹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논 후, 놀이터 앞(요요기 공원 부근)에 유기농 카페가 생겼기에 가봤다. 커피도 젤라또도 모두 오가닉. 커피에 넣는 설탕도 그냥 설탕이 아니라 오가닉 시럽인데, 향기롭고 좋았다.
주말은 이렇게 식구 모두 점심은 밖에서 먹고, 놀이터에서 놀고 차 한 잔 하는 걸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