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 풍경이 만든 새로운 경험
어느 한강 공원이었다.
여름 늦은 오후
세차게 쏟아지던 비는 서서히 그 자취를 감춰가려는 듯 마지막 빗방울을 뿌리고 있었다.
여전히 우산을 받쳐 든 사람들이 띄엄띄엄 산책로를 걷기 시작했다.
하늘은 그러나 짙은 먹구름을 여전히 드리우고 있었다.
그런데 순간
서쪽 하늘부터 붉은 기운이 새어들어오기 시작하더니
먹구름이 사악 걷혀가고 해가 비치기 시작했다.
그리곤 이내 그 서쪽 하늘부터 햇살이 쏟아졌다.
마치 서쪽 하늘의 일출처럼~!
일출은 동쪽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물리적인 힘의 원리야 잘 모르겠지만 지구의 부지런한 자전과 공전 덕에
우리 인간의 눈에는 아침이면 동쪽에서 해가 뜨고
밤이 시작되기 전에 서쪽 하늘로 해가 지는 모습이 보인다.
허나, 온종일 해의 모습을 보지 못한 이 날.
짙게 드리웠던 비구름이 마지막 할 일을 다하고 서서히 물러갈 무렵
서쪽 하늘에서 해가 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드디어 해가 뜬 것이었다. 서쪽 하늘에서~
그리고 그 해는 먹구름 뒤에서 온 하늘을 이미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생경한 풍경은 새로운 느낌과 생각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노을과 함께 하는 서쪽 일출!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 풍경에 넋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