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태옥 Dec 08. 2022

겨울준비

갈참나무잎이 매달린 이유

한해살이를 마친 나무들이 겨우살이를 위해 낙엽을 떨구었습니다. 

융단을 밟듯 낙엽 위를 걷습니다. 사부작, 사부작, 사삭, 사삭... 

제 발아래 수북이 떨군 낙엽은 추운 겨울 보온재 역할을 다할 것이고, 다양한 생명체를 품은 채 기름진 땅을 겨우내 일굴 것입니다. 

동네 뒷산에는 유독 참나무가 많습니다. 굴참나무, 신갈나무, 갈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능선을 타고 이어집니다. 

아직도 남아있는 도토리를 긁어모으는지 청설모가 제가 곁으로 다가가도 모르고 식량 나르기에 열심입니다. 다람쥐도 이나무, 저나무를 옮기며 날쌔게 뛰어다닙니다. 12월 초입 부산한 숲길입니다. 

나뭇잎을 다 떨궈내고 겨울눈으로 무장한 활엽수들은 앙상하고도 늠름한 자태로 겨울을 도모하는데 갈색의 갈참나무같은 나무들이 아직 낙엽들을 달고 있네요. 

참나뭇과는 나무들은 떨켜가 발달하지 않아 겨울눈을 보호하기 위해 저리 오랫동안 나뭇잎을 매달고 있다고 합니다. 적은 에너지로 겨울나기를 위한 생존전략이지 싶습니다. 그러니 행여나 산에 오르시거들랑 애써 매달려있는 아이들을 떼어내지 마세요. 

새봄 새싹이 틀 무렵이면 저절로 떨어진다니... 자연의 이치대로 사는 거지요. 

작가의 이전글 깃발을 들면 지지 않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