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내외

by 송중

삿포로에서 1층 맨 끝방은 전선의 선두와 다름없다.

맨 바람을 맨 몸으로 맞이하는 총알받이의 위험수당이라고 할까?

대신 창문만 열면 바로 북해도의 정원이 펼쳐져 있어 이거 하나는 좋긴 하다.


지난 가을 아침, 창가에서 기지개를 하다가 수풀속에서

어디론가 출근하는 다람쥐 양과 눈이 딱 마주쳤다.

나는 나대로, 그녀는 그녀대로 멈춰 서서

한참동안 서로만 바라보았다.


'먼저 움직이면 사귀는 거다'



그날부터 창가에 초콜릿이며. 샌드위치를 놓아두었지만

도도한 그녀는 역시 차가운 도시의 여자.


결국 이웃 공원에서 직접 공수해온 도토리를 선물했더니

다음날 한 개가 줄어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1일 차


그러나 역시 100일이 고비인가?

가을에서 겨울로

그 많던 도토리도 어느새 바닥이 나고....

의미 없이 반복되는 밀당에 지쳐만 가고...


지금은 창을 사이에 두고

나는 안에서, 그녀는 밖에서 서로

내외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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