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8. 29.
아무도 없는 방 안에서 가끔은 환청을 들을 때가 있다. 요란하게 떠들어대는 아침 라디오 소리, 분주하게 출근과 등교를 준비하는 발걸음 소리, 쨍그랑 부딪히는 식기소리, 도란도란 식탁 앞에서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는 소리, 현관문에 달린 종이 딸랑-하고 울리는 소리.
그러나 눈을 떠보면 이런저런 소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문득 한없이 고요해지는 아침의 적막이 있다. 방 문을 열고 나가면 큰 거실이 아닌 외딴 바깥이 놓여있고, 나는 조그마한 방 한 칸에 누운 채로 이제는 찾아볼 수 없는 과거의 공간을 그려보다가 그만두곤 하는 그런 날.
다시 잠을 청하기에는 선연한 외로움이 한 구석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런 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