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elin Mar 04. 2022

우즈베크 남편의 mbti

한국 우즈베크 국제부부의 성격유형 검사를  해봤어요.

예전에 샤로프든의 mbti가 궁금하다고 한 분이 계셨는데, 얼마 전 문득

나 또한 샤로프든의 mbti가 궁금해져 소파에 남편과 앉아 호기심에 샤로프든의 mbti검사를 하게 되었다.

우즈베크 남편과 나의  mbti는

ENFJ-T

어떻게 나랑 똑같 수가 있?




혈액형이 뭐예요?

지금의 내 남편이자 예전의 남자 친구였던 샤로프든을 처음 만났을 때 물었던 질문이다.

내 주위 친구들은 ab형과 b형이 많이 있었고 연애할 때는 신기하게 a형만 만났는데 샤로프든도 a형이었다.

이런 걸로 봐서 소심한 나에겐 직설적이면서 챙겨주는 b형 같은 친구들이 내겐 잘 맞았고 직설적이어서 상처 주는 남자 친구보다 나처럼 소심한 a형을 좋아했던 것 같다. (참고로 나는  a형이 아닌 a형 같은 o형.)

혈액형을 잘 믿어서 처음 사람들을 만나면 혈액형을 많이 물어봤었는데 이제는 혈액형을 물어보면 옛날 사람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든다.


1년 전쯤,

주변 사람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저는 땡땡땡이 저의 mbti입니다라는 말이 들려 

도대체 mbti가 뭐지?

라는 호기심에 찾아보다가 내가 좋아하는 성격유형검사라는 사실에 나도 mbti검사를 해본 것이었다.


(혹시 나처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네이버에 mbti라고 치면 바로 사이트가 뜨는데 무료로 할 수 있는 성격유형검사이고 시간은 15분 정도 소요되며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다.) 


검사 결과 나의 mbti는  정의로운 사회운동가형 enfj-t이었고 사람들은 이 성격을 엔프제라고 불렀다.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다른 사람의 반응에 민감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기고 이성보다 감성적이고 이런 직업으로는 상담가나 선생님 작가  마케팅 직업상담사 편집자 등이 나왔다.

신기하게 어렸을 때 나의 꿈은 선생님였고 지금은 마케팅에 관심이 있어 올해 읽을 책으로 마케팅 관련 책을 샀는데 이것들이 나와 잘 맞는 직업이었다니.

샤로프든도 지금 생각해보니 한국에 있는 우즈베크 사람들이 한국에 정착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는데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도와주는 선생님을 했어도 적성에 잘 맞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mbti 검사中-

Q. 주목받는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맞아?

응 맞아

(그래서 샤로프든이 유튜브 찍는걸 그렇게 부담스러워했구나.... 관종인 나와는 많이 달랐다.)


Q. 이메일에 가능한 한 빨리 회신하려고 하고 지저분한 편지함을 참을 수 없습니다. 맞아?

응 맞아.

아닌데? 자기 핸드폰 안 읽은 거 엄청 많던데?

(태클 아닌 태클로 이야기를 나누느라 검사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Q. 종종 다른 사람들의 감정에 공감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니야

뭐가 아니야 맞지.

자기 내가 화나면 내가 왜 그러는지 공감 못해주잖아.

그리고 내가 드라마 보면서 울면 맨날 뭐라고 하면서?


검사를 하는 동안 핸드폰으로 내가 읽어주면 남편은 잠시 생각 체크를 해나갔는데 샤로프든보다 내가 더 샤로프든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와 반대로 검사를 하는 동안 확고한 남편의 대답에 내가 샤로프든에 대해 생각했던 게 진짜 샤로프든의 성격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는 나와는 다르게 샤로프든은 행동부터하고, 덜렁거리는 나와는 다르게 꼼꼼하며 심지어 이런 테스트를 하는 걸 흥미 있어하는 나와는 다르게 혈액형이나 심리검사 이런 것에 관심이 없는 샤로프든.

이렇듯 테스트를 하는 동안 어쩜 이렇게 다른지

이래서 자주 싸웠나 싶다가도 무언가 비슷하게 나랑  맞았다.

질문에 대한 대답이 다른 것도 많았는데 같은 mbti가 나와서 신기면서도

다른 것 투성이라고 느꼈던 우리가 세상에 2%밖에 없다는 똑같엔프제였다니.

우리가 똑같다고 느낀 건 생각이 많다는 것과 뚜렷한 주관으로 누군가를 설득하며 조언하기보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같이 공감해주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내성적인 성격에 람을 대하는 자세에 있어서는 비슷한 게 많았던 것 같다.


샤로프든이 검사를 하고  호기심에 나도 다시 검사를 했는데 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1년이 지난 지금  나의  mbti는  infj-t다.

Mbti도 변는구나.


 결혼할 때 가치관이나 취미 이런 질문을 상대방에게 하면 너무 올드하고 소개팅에서나 하는 형식적인 질문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결혼 후 이런 것들이  중요했고 나라는 걸 많이 느끼면서도

Mbti가 변한다는 걸 알게 되면서는 이런 게 시간이 지나면 환경과 상황에 따라서도 변할 수 있구나 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예전에 내가 타로나 점을 보러 갔을 때 좋은 사람 만날 거야 좋은 소식이 있을 거야 라는 좋은 말만 기억했듯이 중요한 건 금의 mbti가 어떻든 좋은 점만 기억하고 장점을 부각해서 사람을 대하면 부부관계든 친구관계든 서로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 부부도 별것 아닌 일로  싸웠다가 화해했다가 여느 부부처럼 지내면서도 약과 한쪽 나눠 먹으며 연애 때처럼 하하호호 웃는 우리 부부의 금술? 비결

같은 성격의 mbti라서도 너무 달라서도 아닌 긍정.


인생의 핵심가치 다섯 가지를 뽑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핵심가치를 뽑으라면 성공도 부도 건강도 아닌 내겐 가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핵심가치인 가족관계를 잘 가꿔 나가고자 긍정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한 번 더 노력하는, 가족 간에도 분명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즈베크 이민 계획 세우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