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시엄마의 특기
시어머님과 함께 살면서 어머님은 집에 있는걸 무척이나 좋아하면서도 가만히 있는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빨래하기 청소하기 요리하기를 일이 아닌 취미생활처럼 하며 어디에 뭐가 있는지 꼭 알아야 했고 무언가 찾고 있으면 바로바로 찾아 꺼내 주는 집안일은 완벽해야 된다는 완벽주의처럼 보였다
마치 집안일을 시험보는 수험생마냥 공부를 하셨는데 빨래를 이쁘게 개기위해 유튜브영상까지 찾아보시니 말다했다
티브이를 볼 때는 가만히 앉아서 보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먼지를 줍거나 테이프를 이용하여 바닥을 쓸고
아이가 책을 찢으면 테이프와 가위를 들고 달려와 책을 말끔히 고쳐주고
인형 옷이 해져있으면 인형 옷마저도 예쁘게 꿰매어주었다
이런 시어머님 덕에 청소에 청도 모르던 나도 어느 순간 한 가지 달라진 게 있었는데
밥 먹고 바로 설거지하기다
바로 하지 않으면 설거지마저도 어머님이 날쌔게 해 버리셔서 나는 소화도 못 시킨 채 설거지를 하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에는 이것도 남편에게 툴툴거렸지만
지금은 안 씻은 그릇이 주방에 그대로 있으면 뭔가 찝찝해졌다
어머님의 깔끔한 완벽주의가 나에게 불러온 일 들이다
나와 어머님과의 취미생활은 전혀 달랐기에
어머님의 이러한 집안일의 스킬들을 쉽게 배우기는 조금 무리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어머님께 꼭 배우고 싶은 것은
음식 만들기
요리에 관심도 없고 흥미도 없던 내가 남편이 점점 살이 빠지는 걸 보니 잘 해먹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번에는
아파트 이웃분이 남편과 걸어가는데 신랑이 왜 이렇게 피죽도 못 먹은 얼굴이냐며 나를 보며 이야기했다
나는 점점 통통하게 살이 오르는데 남편은 어찌 결혼 후살이 쪽쪽 빠지는지 내 책임 같았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어머님이 주말에 요리를 할 때면 옆에서 배우려고 애쓰는 중이다
지난 주말엔 어머님께서 우즈베키스탄 쿠키를 만들어 주셨는데 이참에 배워서
앞으로는 내가 해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만드는법을 배웠다
일명 PAHLAVA
우즈베키스탄의 결혼식이나 각종 모임 행사 항상 올라오는 디저트이다
마트나 시장에 가도 파는곳이 많이있는데
차 문화인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차와함께 고소한 디저트까지 먹으면 정말이지 세상이 행복해진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자주 먹는 디저트지만 모두가 이렇게 만들어먹지는 않는데 어머님은 과자나 빵마저도 집에서 만들어먹는 것을 좋아하셔서 우즈베키스탄에서나 한국에서나 우리는 항상 홈메이드를 먹을 수 있었다
만드는 법
재료 : 계란 2개, 마가린 100g, 요플레70g, 호두 종이컵으로 한 컵 반, 설탕 100g, 소다 5g, 바릴라 파우더 1ts, 밀가루 200g
미리 오븐 예열하기
1. 큰볼에 바닐라향 파우더를 1 티스푼 넣고 밀가루 200g을 넣고 마가린 100g을 갈아서 넣은 후 잘 섞는다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하고 노른자 1개를 1. 에 넣는다
2. 요플레70g에 소다 5g을 넣고 섞고 1. 에 모두 섞는다
손으로 주물 주물 반죽하여 3개의 반죽을 만든다
3. 2개는 비닐랩에 씌어 냉장고에 잠시 넣어놓고 하나는 밀가루를 바닥에 살짝 뿌려 밀대로 밀어 오븐 그릇에 종이를 깔고 넣어 예열시킨 오븐에 넣고 10분간 굽는다
4. 흰자 2개를 볼에 넣고 하얀 거품이 날 때까지 섞는데 중간중간에 설탕 100g을 넣는다(생크림처럼 될때까지 5분정도 빠르게 휘젓는다)
우즈베키스탄 디저트는 대부분 달아서 설탕은 기호에 따라 조절하여 넣는다
5. 종이컵 한 컵 분량을 손으로 대충 으깨서 거품 낸 흰자에 넣고 섞어준다
6. 냉장고에 있는 반죽 2개를 다시 꺼내 밀가루를 살짝 뿌리고 밀대로 밀어준다
오븐에서 굽고 있던 반죽을 꺼내고 다시 그곳에 종이를 깔고 6. 깔고
흰자 거품 낸 것을 반 정도 펴 바르고 이미 구운 반죽을 올리고 다시 그위에 흰자 거품 낸 것을 모두 넣고 펴 바른 후 남은 반죽을 올린다
7. 끝부분을 야무지게 말아주고 칼로 체크 모양으로 잘라준다
8. 계란 노른자를 발라준다
9. 호두를 그위에 예쁘게 올린다
10.180도에서 35분을 굽는다
어머님의 손맛은 정말 끝내준다
디저트 역시 달고 고소하니 너무 맛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호두가 들어가서 인지 PAHLAVA는 고급 디저트에 속한다고 하는데
다음번엔 내가 만들어서 우리도 먹고 덜달게 해서 친정에도 가져다줘야겠다
언젠간 어머님의 레시피노트를 전수받을날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달달한 쿠키를 먹으며 컴퓨터를 두들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