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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in Dec 20. 2019

우즈베키스탄 사람과 결혼 시 필요한 서류와 준비 방법

결혼(F6비자) 비자 발급받는 법

오랜만에 이메일을 확인하다가 예전에 보낸 메일함을 보게 되었다

국제결혼을 앞두고 결혼서류를 준비하면서

프린트를 하기 위해 핸드폰에 있는 것들을 메일로 보낸 것이다



남편은 E9비자(취업비자)로 한국에 체류하고 있었고 행복한 연애를 하던 중 비자 만료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야 된다니.

 이건 뭐, 그는 신데렐라인가

외국인과의 만남이 서투른지라 비자가 만료되어 돌아가게 될 거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

이럴 거면 왜 시작한 걸까 잠시 후회도 했지만

헤어질 자신이 없어 큰 결심을 하였고 사실 결심을 하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혼을 하려면 부모님 허락에 이어 나라의 허락이 필요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발붙이고 살아가게 하는 비자이니만큼 까다로운 심사를 하였고

여러 서류들을 준비하면서 한 가지 느낀 점은

외국인과 결혼할 때 먼저 챙겨야 할 게 있다면

이것저것 너무 많은걸 재면 안된다는 것 또 상대를 의심하면 안 된다는 것

이 두 가지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연애할 때 지인들이 옆에서 이 말 저말 안 좋은 말들을 할 때면 소설을 써가며 혼자

의심하고 나쁜 상상도 많이 하였는데

이렇게 되면 서로 힘들어지고 결국 헤어지는 이별의 길로 가는 것이다

우리는 한번 헤어질 뻔도 했지만

그날을 계기로 더 가까워졌고 서로 믿어야 된다는 걸 깨달았다

싸우기 위해 의심하기 위해 만난 건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하였다


모두가 걱정하는 그런 결혼을 선택하면서 여기서 잠깐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났다

가끔 이곳저곳에서 우즈베키스탄 남자들은 가부장적이고 고지식한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내가 생각하는 남자라는 동물은 여자 하기 나름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인터넷이 전 세계에 발달해 있는 요즘 젊은 사람들 생각도 많이 바뀌었고

내 남편은 오히려 연애할 때 못 느꼈던 가족애도 느끼게 해 주었고 요리와 설거지도 곧잘 하는 남편이었다

세상 모든 남자가 보통 이렇고 저렇고 라는 식의 말을 하는 건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과 결혼하게 되면 결혼이민 비자인 F6(결혼이민) 비자를 받게 되는데 비자가 나오기까지

결혼식을 준비하기도 전에 서류에서 지쳐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처음 하는 결혼이라지만 모든 게 생소하고 복잡한 것 천지였다

국적이 다른 사람이다 보니 우리가 다니는 회사 근로확인서부터 소득증명원 등은 기본이고

우리가 어떻게 만났는지 정말 결혼하려는 사이가 맞는지 모두 증명해 보여야 했다

결혼하고 살 집부터 결혼식에 관련된 것들 또 나라가 두나라이니만큼 식구들이 오가고 하는 것까지 같이 알아보는 중이어서 준비할게 더 많았다

태평하게 여유 부리며 연애하다가 헐레벌떡 짧은 기간에 준비하느라 정신없었고

한국 서류다 보니  남편의 서류들까지 신경 써야 했기에 나는 이곳저곳 전화해서 물어보고 알아보기에 바빴던 날들이었다



서류 준비과정은 보통 이렇다

일단 1345번(외국인 종합안내 센터)으로 전화를 걸어 배우자의 국적을 말해주면 필요서류를 안내받을 수 있다

(국적에 따라 현재 한국에 거주 중인지 어떤 비자로 들어와 있는지에 따라 서류가 조금씩 다르다)

준비 해오라는 서류를 꼼꼼하게 정리해서 출입국사무소에 가져가면 되고 사전예약을 인터넷으로 미리 해야 접수가 가능한 곳도 있으니 미리 알고 가야 한다

또 출입국 사무소에 가면 처리해주시는 분이 추가 서류를 더 요구할 수 있다


(필요서류는 여권, 외국인등록증, 수수료 13만 원, 사진, 혼인관계 증명서, 기본증명서, 가족관계 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신원보증서, 소득 입증자료(재직증명서, 통장사본 등), 의사소통 입증서류(한국어시험 TOPIC 1급 이상이거나 한국 거주기간으로도 가능하다), 결핵검진 확인서(지정 병원에 가서 검사받으면 된다), 혼인의사 교제경위 확인을 위한 함께 찍은 사진, 통화내역 등 입증 자료, 외국인 배우자의 미혼 증명서 등이 있고 나머지 서류는 하이코리아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민원서식에서 서식을 다운로드하여 작성하면 된다

준비하다 어려운 부분은 외국인 안내센터에 전화하면 자세히 안내해주니 1345번으로 문의하면 될 것 같다)

서류가 많기는 해도 아픈 데는 없는지 범죄자는 아닌지 미혼이 맞는지 아주 깔끔하게 확인해주니 살짝 고맙기도 하다


출입국사무소에 가면 일반 주민센터에 방문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조금 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서 그런 건지 한국에 온 외국인들 중 불법체류자들도 많고 범죄자도 늘어나다 보니 포스를 풍기는 직원들이 많았다


결혼식 준비에 신경 쓰느라 비자발급을 제일 먼저 했어야 했는데 비자는 신청하면 금방 나오는 줄 알고 태평하게 시간을 보내다가

 결혼식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야 급하게 준비하기 시작했다

비자가 좀만 더 늦게 나왔다면 시부모님이 결혼식에 못 올뻔한 상황이었다

또 남편의 비자가 없으면 남편 소득이 인정이 안돼 대출이 안되면 집 없이 결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어찌나 애가 타고 조마조마하던지 비자 발급되었다는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문자만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비자를 신청한다면  조마조마하면서 애타게 신청하지 말고 넉넉하게 6개월 전부터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결혼에 대한 불탔던 나의 의지

우리는 f6비자(결혼이민 비자)를 받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는데

이것저것 꼼꼼하게 검토하는 것 같았다 원래 더 걸릴 수 있었는데 다행히 빨리 나왔다

한 번에 서류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나는 온 마음을 쏟아 서류를 준비했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건 우리가 정말 사랑해서 결혼하는 게 맞는지 증명하는 결혼 배경 진술서를 작성한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결혼하기 위해 온 마음을 불태웠던 것 같다


메시지 대화 내용을 캡처하고 우리가 연애하며 만났던 사진과 처음부터 어떻게 만났는지 이런 것도 모두 적어야 했고 부모님의 허락이 있었는지도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할 것이라 했다

사실 이때까지도 아빠는 허락은 하였지만 언제 마음이 변할지 몰라 조마조마했었기에 아빠한테 만큼은 제발 전화를 안 하길 간절히 바랬다

나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는지 노심초사 가슴 졸이고 있었는데 다행히

엄마와 친오빠에게 전화 전화를 걸어 사실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겁주려고 한말이 아니라 진짜로 확인한다


한국인과 결혼하였다면 혼인신고 서류만 하면 되었을 것을 우리는 결혼을 할 때도

집을 사기 위해 신혼부부 대출을 받을 때도 항상 이것저것 서류들을 준비해야 했다

처음엔 서류 준비가 낯설고 어렵고 불편했는데 이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식구들도 가끔 초대하고

주변 사람들 출입국사무소 갈 때 필요한 서류들도 봐주다 보니 이제는

서류들이 조금 친근해진 느낌이 든다


초반엔 출입국사무소를  내 집 다니듯 다녔던 것 같다

임신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목적으로 시어머님을 초청하기 위해 방문동거 비자인 F1 비자를 발급받으러

출입국관리 사무소에 갔을 땐

그곳에서 우리에게 결혼비자를 만들어준 직원분을 다시 보게 되었고

그분이 또 어머님 비자를 발급해 주셨다

들어서자마자 만삭인 내 배를 보고 우리를 알아봐 주어 어찌나 반갑던지

하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 방문은 숙제 검사받는 느낌이랄까 처음이나 두 번째나  매번 떨리긴 마찬가지다

외국인과 결혼하면 식구들을 만나러 갈 때나 식구들을 초대할 때 항상 서류가 준비되어야 한다

나는 이런 사실이 싫으면서 좋기도 하다

만약 모두 한국에 있었다면 매일같이 바글바글 모두가 가족인 대가족 생활을 이어갔을 것이 분명하다


외국인 남편과 살면 우리끼리 있을 때는 외국인이 아니라 그냥 다른 이들과 다를 것 없는 딸아이의 아빠이자 평범한 남편이다

그러다 문득 서류를 챙길 때

나는 그가 외국인이라는 걸 느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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