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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in Feb 28. 2020

우즈베크 킬른 이야기

지금 순간을 소중하게 씁니다

킬른은 내가 우즈베키스탄에 갔을 때 마치 나의 이름처럼 나를 부르던 말이다. 누군가 나에 대해 말할 때 킬른(kelin)이라는 말을 하길래 남편에게 물어보니 며느리, 새댁이라는 뜻이었고 칼른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지면서 나는 킬른을 좋아하게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일 잘하고 똑 부러지는 킬른들과는 많이 다른 킬른일 듯 하지만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사랑스러운 킬른이 돼보이고 싶다.

오늘은 가족의 이야기보다 가족 안에서 나를 중심으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평소에 나는 생각을 아주 많이 하는 편이어서 남들보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과거를 생각하고, 오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생각에 파묻혀 살아가고 있었는데 이러한 나의 단점을 언젠가부터 장점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때가 아마도 지금의 남편을 만나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가난한 남편을 만나서 돈 없는 현실에 좌절할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남들보다 행복하게 살까를 먼저 고민했고

문화 차이와 종교적 갈등이 생길 때마다 헤어질게 아니라면 어떻게 내가 그를 따라 행동하며 살까를 고민해왔었다.

주변에서 모두가 반대하던 결혼을 하고 나는 더 잘 사는 모습을 보이려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긍정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왔다.

이렇게 상황과 반대되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 행복과는 완전히  멀어져 버릴까 싶어 긍정적인 청개구리가 되어 살게 된 것 같은데 이런 나의 삶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모두가 가지고 있는 본인들만의 이야기처럼 나도 우리 가족만이 할 수 있는 우즈베키스탄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브런치라는 곳을 통해 글로 쓰게 되었고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 누군가에게 이메일을 받고 답장을 해주면서 나는 그들로 인해 나도 누군가에게 미약하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나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그들로 인해서 나는 그들보다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우즈베키스탄 남자와 결혼한 것이 나에게 가장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나의 행운이라고 믿는 것들이 꼭 우즈베키스탄 남자와 결혼해서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누구와 결혼하던 어디에 살던 무엇을 하던 이 모든 게 다른 사람이 아닌 나의 머릿속 생각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생각이 많은 나를 미워하지 않기로 했고 언젠가부터 건강해진 나의 생각을 존중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생각들을 마음껏 하며 상상하며 쓸 수 있는 판타지 소설을 써보고 싶은 꿈도 생겼는데 생각이 많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생각만 하고 끝날 때가 많았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이고 어떤 걸 시작했을 땐 어느 정도 할 수 있는지 나를 알고 싶어 졌다

아무리 가족이 좋다지만 나를 1번으로 두고 살고 싶었고  그렇게 하는 것이  가족들을 더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걸 행동으로 옮기게끔 기록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고 그렇게 해서 유튜브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자신감 있고 인생 걱정 없이 살던 때가 언제였나 돌이켜보니 내 나이 열아홉이었다. 남들 수능 공부와 대학입시에 스트레스받을 때 공부와 친하지 않아서인지 남들보다 그 시기에 더 즐겁게 놀았던 것 같다. 나는 유튜브를 통해서 자신감 있고 하고 싶은걸 마음껏 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졌다.


사실 나는 결혼과 동시에  책임감이 생기고부터 남들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결혼 전과는 다르게 성격 또한 소심하고 할 말도 잘 못해 손해 보면서 혼자 끙끙 앓으며 잠을 못 자는 그런 날들이 늘어가고 있었다

결혼하고 시어머님과 살면서 우리 집인데도 집에서는 시어머니의 눈치를 보고 살았고 회사에 출근하면 아이 엄마라서 더 근태에 신경 쓰고 상사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남편이 누군가에게 눈치를 보는가 싶으면 속상해서 더 나서서 오버를 하고 다녔고 눈치라는 단어가 진저리 나게 싫어졌다.

그리고 유튜브를 시작하려고 했을 때도 시작도 전에 누군가에게 눈치를 보는듯한 느낌에 시작을 항상 미뤄왔었던 나이다.

하지만 미흡한 시작을 하고 영상을 찍으면서 어떻게 찍을까 어떤 장비를 사야 할까 등을 고민하느라 잠도 많이 못 잤는데 좋아하는 걸 시작한다는 생각에 아주 많이 설레었었다.


나는 우리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면서 가족과 함께할 때 행복해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고 우즈베키스탄이라는 이미 나와 가족이 된 나라에 대해 한국 여자인 내가 느끼고 알게 된 것들도 누군가 필요로 한다면 공유하고 싶었다. 이것 외에도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도 마음껏 해보면서 유튜브를 한다는 핑계로 가족과 여행도 다니고 오직 한 번뿐인 인생을 소중하게 여기고 즐겁게 살자라는 욜로의 뜻처럼 

소박하고도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부여하고 행복을 발견해나가며  생각했던 일들을 마음껏 하면서  하루하루의 삶을 후회 없이 보내볼까 한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zMumZ9qT4KQlj4b-YgVYmA/videos?view_as=subscriber

[우즈베키스탄 남자와 살고 있어요 국제결혼을 통해 느꼈던 수많은 감정들, 그 속에서 행복의 보물들을 발견해가는 가족 사랑꾼입니다]라는 브런치의 소개글과 같이 유튜브를 통해 열심히 행복을 발견해 나가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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