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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elin Jun 16. 2020

우즈베크어 단어장 만들기

힘겨운 단어노트 제작과정

세상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는 아랍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데 나는 이번을 계기로 우즈베크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단어장을 만들면서 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영어학원에 중국어학원, 일본어 학습지 한문까지 안 해본 게 없던 나였는데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서점 가면 원하는 책들 그 이상으로 외국어 책이 나와 있었으니 얼마든지 쉽게 외국어를 배우는 것이 가능했겠다는 것을.


왜 우즈베크어는 많이 없을까.

단어 노트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국내에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많이 체류하고 있지만 한국사람은 우즈베키스탄과 우즈베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일까.

나는 앞으로 나를 위해, 우즈베크어를 배우고 싶은 이들을 위해 낱말카드를 만들어보려 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올해  나의 버킷리스트 중에 한 가지를  바로 우즈베크어 낱말카드를 만드는 걸로 정했다.

사실 낱말카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기보다 1년 동안 단어 1000개를 외우고 싶었다. 1000개를 미리 적어놓을 단어장을 만들려다 보니 국내에 우즈베크어 낱말카드가 없어 낱말카드 만드는 것에 마음이 갔다. (잘되면 판매도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었음) 이전엔 꿈도 야무지게 우즈베크어 책을 쓰고 싶었지만 금방 역부족임을 깨달았고 단어라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낱말카드로 변경한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남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생활하면서도 우즈베크어에 별 관심이 없던 내가 우즈베키스탄에 이민을 생각하게 되면서 외국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우즈베크어보다는 러시아어를 할 줄 알아도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처음엔 러시아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외국어를 배우려는 궁극적인 이유를 나에게 물으면서 자연스럽게 우즈베크어에 관심이 생겼다.


답은 간단했다.

남편이 우즈베키스탄 사람이었으니까.


 남편과 사는 세월이 흐를수록 우즈베크어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고 우즈베키스탄 노래에 빠지면서 또 단어가 하나씩 들리기 시작하면서 나의 관심은 더 커진 것 같은데 좀 더 솔직하자면,

우즈베크어로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하면 기가 막히게 반응하는 남편을 보고 아마 우즈베크어에 관심이 깊게 생기지 않았나 싶다.

(가끔 시댁에서 하는이야기도 엿듣고 싶을 때가 있는데 들릴 거 같으면서 안 들리는 요즘이라 단어에 대한 집작이 더 생긴 것 같다.)


요즘 나의 좋은 스승은 우리 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나에게 우즈베크어를 하면 못 알아들어 당황하는 요즘인데, 아이가 태어나면서 아이와 우즈베크어로 대화하는 시어머님과 아이 덕분에 단어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나는 유튜브로 우즈베크어 낱말카드를 만들어보겠다고 선포하고 열심히 알아보고 단어를 모으기 시작했지만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일러스트를 제작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500개의 단어가 있는 낱말카드를 만들기는 힘들었고, 다음 방법으로 기존에 있는 낱말카드를 제작한 출판사에 문의를 했지만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말만 하면서 자비출판은 가능하지만 1000부 이상 제작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만 돌아왔다.

하지만 그와 중에도 단어는 꼭 모아야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바쁜 남편을 부여잡고 주말에 조금 평일에 조금 나는 남편과 같이 단어 수집을 하면서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더 많이 사용하는 단어들을 위주로 모으려 노력했고 단어들에 애착이 생기면서 더 절실해졌다.

그래서 마지막 방법으로 부족하더라고 그림이나 불필요한 건 다 빼고 대신 단어를 1000개로 늘리고 프린트와 코팅을 해서 나눠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마저도 쉽지가 않았다.

코팅비는 장당 500원. 단어 1000개 프린트했을 때 종이는 125장 =하나 제작비가 62500원이 든다.

에라이!

 이래서 언제 하나 이래저래 비용은 많이 들고.

 그래서 나는 조그만 수첩에 단어를 적어 일단 외워 보기로 했다.


단어카드 제작은 내가 우즈베크어를 더 잘하게 되었을 때 자신 있게 자비 출판하는 걸로.



https://www.youtube.com/watch?v=KZMLZs5_-qI&t=1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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