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자책도 영락없는 습관이다

성실함의 그림자_어쩌면 당신은 너무 노력하는 사람이라서 외로울지도 모른다

by 글쓰는토마토
우리는 왜 자책하는 인간이 되었을까요?




혹시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나요.


"나는 왜 자꾸 내 탓을 할까?"

"왜 나만 잘못한 것 같고, 나만 부족해 보일까?"


그렇다면 자책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이 질문은 지금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부터, 왜, 나는 나에게 그렇게 가혹했을지를 그 뿌리에서부터 들여다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가시 면류관을 씌워왔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어느새 익숙하게, 때로는 당연하게.


자책하는 사람 대부분은 한때 '사랑받기 위해 좋은 아이'가 되기로 마음먹었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건 자발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환경과 관계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만든 전략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어렸을 때,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들었거나요.

"네가 그렇게 해서 이렇게 된 거야."

"너 참 예민하다."

"너 때문에 그런 거잖아."

"너만 안 그랬으면 됐잖아."


혹은 칭찬을 받기 위해선 항상 착하고 완벽해야만 했던 환경이었다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이렇게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래. 나한테 문제가 있었던 거야."

왜냐하면 어릴 때는 타인보다 나 자신이 잘못됐다고 믿는 편이 훨씬 쉽고 더 안전하기 때문이죠.

누군가를 탓하면 사랑이 끊길 것 같고, 관계가 무너질 것 같으니까요.

나 하나만 마음을 고쳐먹으면, 생각을 달리하면 되니까. 나만 참으면 되니까…….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마음이 편하고 쉬웠습니다.


심지어 학교나 사회도 그렇게 말합니다. 남 탓을 하면 안 된다고 나한테도 책임이 있다고.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이게 지나치게 반복되다 보면 스스로를 검열하고, 단속하고, 괴롭히는 내면의 목소리가 우리 안에 자리 잡게 됩니다.


이렇게 모든 책임을 과도하게 자신에게 돌리는 습관은 과도한 자의식을 키우고, '내가 어떻게든 하면 다 괜찮아질 수 있다'는 만능감으로 연결됩니다.

그 무의식 아래에는 이런 믿음이 깔려 있죠.

"내가 더 잘했으면, 이렇게 안 됐을 거야."

"내가 그렇게 말하고 행동해서 그래."

"나만 잘하면 다 괜찮을 거야."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무거운 책임감을 등에 지고 살게 됩니다.


보통 사랑받기 위해 애써온 사람은 성실한 사람입니다.

너무 성실해서 문제일 정도입니다.

바람처럼 잡을 수 없는 사람의 마음마저 붙잡아보려고 했던 사람이니 일도, 인간관계도, 정말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은 특히 인간관계에서는 열심히 하는 사람일수록 보답받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는 이상하게도, 절실한 사람일수록 매력이 없어지고, 먼저 다가가는 사람일수록 만만해지곤 합니다.

우리가 내민 애정은, 상대방이 원하기도 전에 먼저 건네졌기 때문에 그 가치가 떨어져 보이는 듯한, 이상한 인간 본능 앞에서 무력해질 때가 많습니다.


"내가 너무 부담스러웠나?"

"또 내가 실수했나?"

그래서 우리는 또 자책하죠.

누군가와 멀어지면 '내가 잘못한 건 아닐까'부터 떠올리고, 상대가 차가우면 '내가 뭔가 지나쳤나'부터 반성해요.

이게 습관처럼 자리 잡으면, 우리는 결국 스스로를 탓하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스스로를 괴롭혀왔어요.

이제 충분합니다.

이걸 끊을 때도 됐어요.


자책도 결국은 습관입니다.

참으로 다행인 건, 마음만 단단히 먹는다면 그 습관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에요.

우리는 원래 너무 성실해서 탈인 사람들이니까 이것도 노력하면 잘 바꿀 수 있어요.


나를 힘들게 하는 습관은 이제부터 나를 힘나게 하는 습관으로 바꿔봅시다.

열심히 할수록 보답받을 수 없는 인간관계는 끊으세요.

그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관계의 균형이 어그러졌다는 신호일뿐이에요.


그리고 나머지 일은 이미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그러니 그 일에 집중하면 됩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애썼습니다.

바로 이 순간부터 우리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사고 체계를 만들어 가봅시다.


이제는 우리가 우리의 편이 되어줘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소리 내서 들려주세요.


"넌 참 잘하고 있어.

넌 정이 많고 따뜻한 사람이야.

넌 앞으로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거야.

그리고 언젠가 네 가치를 진짜로 알아보는 사람이 분명히 나타날 거야.

그때는 숨기지 말고, 지금 이 따뜻한 너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줘."


오늘은 이걸로 충분합니다.

정말,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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