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혼자 놀기의 고수가 되볼까나
여러분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어떻게 하나요?
1. 억울하지만, 어떻게든 해결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2. 얘들아, 들어봐. 이거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주위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상담하며 공감을 얻는다.
3. 화가 나지만 그냥 참는다. 감정을 억누르고 겉으론 무덤덤하게 넘긴다.
4. 왜 나만 이런 일을 당해야 해? 따지고 결국 후회한다.
나의 애착 유형을 알아볼 수 있는 일상속 미니 테스트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선택지와 완전히 똑같은 반응은 아니더라도 가장 그럴 듯한 선택지를 고르시면 됩니다. 중복 선택도 가능합니다. 각 선택지당 해당하는 퍼센테이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게 나의 애착 유형을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셨나요? 그럼 각 애착 유형 결과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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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정형 애착(자기 긍정, 타인 긍정)
2. 불안형(집착형) 애착(자기 부정, 타인 긍정)
3. 회피형 애착(자기 긍정, 타인 부정)
4. 혼란형 애착(지가 부정, 타인 부정)
저는 1번 50% + 2번 50%입니다.
결국 해결은 내가 해도, 일단 얘들아, 내 억울함을 들어줘. 유형이랄까요?
상태(?)가 괜찮을 때는 1번의 비중이 높아지고 나빠질 때는 2번 비중에 가까워집니다.
그래서 언제나 중심을 잡을 수 있는 마음 수련이 중요하죠.
오늘은 2번에 해당하는 불안정 애착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합니다.
개인적으로 불안정 애착은 누구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불안정 애착은 안정형 애착 상대와 만나면 안정 애착으로 변할 수 있을 정도로 고정불변한 유형도 아닙니다.
다만 얼마의 비중으로 불안정 애착이 마음을 차지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불안정 애착은 가정환경이나 학교, 직장생활과 같은 사회 생활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숨겨지거나 때로는 두드러집니다.
불안형 애착은 자신이 힘들때 가까운 사람에게 지나칠 정도로 동정과 관심, 공감을 얻으려는 특성이 있다고 합니다. 자기 자신을 불신하고 부정하기 때문에 긍정하는 타인에게서 인정을 받아야만 불안이 해소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나는 틀렸고 남이 맞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지 '내 편'을 만드는 것에 목숨을 겁니다. '내 편인 타인'이 나를 긍정해줘야만 나도 나를 긍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인간관계,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인간관계나 타인의 감정과 생각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또한 중립적 반응을 견디기 힘들어 합니다. 침묵을 견디기 힘들어 하고, 애착 대상이 무표정하거나 말투가 조금만 차가워져도 즉각적인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상대방을 물고 늘어지거나, 상대방과 멀어진 거리를 빨리 회복하기 위해 자책과 헌신을 반복하며 자신을 내어주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 Giver(주는 사람)가 되기 싶습니다. 그래서 특히 Taker(받기만 하는 사람)에게 착취당하기도 쉬우니 조심해야 합니다.
불안정 애착은 상대가 필요로 하기 전에 먼저 배려하고, 애정을 주면서 사랑을 얻으려 하고, 관계에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고 관계가 멀어져도 내가 잘하면 좋아질 거야라는 믿음으로 버티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감정 노동을 감당하게 되고 자신을 소진시키는 관계로 빠질 확률이 높아요. 자신이 인간관계를 어떻게든 통제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에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불안정 애착인 사람은 인간관계로 인해 스스로가 피폐해진 경험이 종종 있을 겁니다.
돌이켜 보면 저의 10대, 20대는 불안정 애착을 가중시킬만한 불운한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좋아하는 친구와 단짝 관계에 집착하고, 그 친구가 나보다 다른 아이랑 친하면 불안해서 질투하고 많이 서운해했죠. 때로는 동경하는 사람을 신격화하기도 하고, 그 사람에게 비해 스스로를 쉽게 낮추곤 했습니다. 조금만 힘든 일이 생기면 상대방이 뇌절될 때까지 이야기를 반복하고, 싸움이 발생하면 결국 내가 거의 비굴할 정도로 양보해서 싸움을 종결하는……. 스스로를 싫어할 수 밖에 없는 이 패턴들이 이어졌습니다.
이런 절망적인 흑역사를 가진 제가 어떻게 안정형 애착으로 조금씩 이동할 수 있었을까요.
그건 바로 대학 시절 일본 교환학생 생활을 통해서였습니다. 가까운 사람 하나 없는 타국에서 홀로 지내면서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곳에 같이 온 사람들 중에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거든요. 그나마 제가 좋아하는 친구에게만 집착해서 다행이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들과 거리를 두게 되었고 타국에서 홀로 지내면서 혼자서 안정적으로 지내는 방법을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들과 섞일 바에야 혼자가 마음 편하다고 생각하니 한번도 느끼지 못한 관계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사실은 혼자도 괜찮구나. 나만 못 어울리는 것 같아 불안하긴 하지만 그래도 견딜만한 정도라는 걸 느끼게 되엇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조금씩 가까운 사람과도 감정적인 거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감정적으로 완전히 연결된 관계를 꿈꿨던 거죠. 조그마한 어긋남과 부정도 크게 다가올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두 사람이 절대 그렇게 될 수도 없고 되서도 안된다는 경고등이 제 안에서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행인 건 이러한 다짐과 동시에 다행히 환경도 나이가 들면서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나아진 환경과 스스로의 다짐이 합쳐져 조금씩 돌파구를 만들기 시작한 거죠.
전 변하고 싶었습니다. 미치도록 변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 방법을 필사적으로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불안정 애착은 '자기 부정'이 가장 큰 코어 문제였습니다.
힘들지만, 우선 이런 나 자신을 인정해야 했습니다. 창피하기도 하고 인정하기도 싫지만, 내가 틀렸다는 생각에 사람들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단 인정해야 합니다. 의존은 곧 종속을 의미합니다. 나 자신의 주인이 남이라는 것을 말하죠.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전전긍긍하고, 사람들이 내 마음에 공감해주길 바라고, 그렇지 않으면 크게 낙심하고 그러면 내가 잘못됐다고 무심코 여기는 내 안의 무의식을 발견해야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봉착해도 아- 내가 또 나를 깎아내렸구나, 그러지 말아야 겠다고 말이죠.
다음은 자기 긍정, '내 감정은 무조건 옳다 정신'을 뼛속같이 장착하려고 해야합니다.
말그대로 무조건입니다. 내가 느끼는 건 그냥 그게 맞는 겁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마세요. 온전히 내 감정을 느끼세요. 남들이 이럴 때는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느낄까? 자꾸 궁금해하던 회로를 이제는 과감히 차단하겠다고 선언하세요.
남들이 아무리 똑같은 상황이라도 어떻게 느끼는지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고 애초에 무의미합니다. 아무리 비슷해보여도 각기 분리된, 완전히 다른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애매한 일이 있어도, 아무리 그 사람이 당신과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당신의 감정과 생각을 그들에게 공감받고 허락받으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는 순간 똑같은 함정에 빠집니다. 이제는 끊어내자고요.
그 다음은 씻을 때마다 스스로의 이름을 부르며 잘했다, 잘할 거다, 사랑한다, 나는 무조건 네 편이다 입으로 말하는 겁니다. 유치하지만 확실한 방법입니다. 아시겠지만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실제로 말대로 현실을 만드는 예언의 힘을 담고 있죠. 별 거 아닌 말이지만 우리가 그토록 듣고 싶었던 말이 다 담겨있습니다. 네 잘못이 아니라는 말, 그동안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할 거라는 응원의 말. 네가 어떤 사람이든 거기엔 이유가 있었다. 그걸 내가 안다. 앞으로 나는 누구보다도 너를 사랑한다는 말. 이 말들이 늪에 빠져있는 스스로를 꺼낼 수 있는 구원의 막대기가 됩니다. 안될 것 같다고요? 일단 한 번 해보세요. 효과는 보장합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에게 쏟던 에너지를 자기에게 다 쏟아부으세요.
곁눈질하던 눈을 나에게로 집중합시다. 통제할 수 없는 일은 내버려두고,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해야 합니다.
운동을 하고 공부를 하고 돈을 버세요!
운동이 힘들면 살짝 걷기라도 하고, 공부가 힘들면 영어 유튜브라도 자막을 띄어놓고 보세요. 걸으면 돈을 주는 앱을 깔고 푼돈 포인트라도 쌓으세요. 그것이 그동안 당신이 남들에게 매달렸던 시간과 에너지의 총량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일입니다.
하루 24시간 중에 온전한 내 시간의 비중을 높일수록 큰돌을 메우고 나머지는 모래들이 채워지듯 내실 있는 하루가 만들어집니다. 그러한 하루들이 쌓여 나 혼자서도 괜찮은 하루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신기한게 뭔지 아세요? 내가 나를 중심으로 두는 순간, 그토록 잘 안 풀리던 인간관계도 놀랍게도 풀리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왜일까요? 더이상 그들이 나보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의 주인이 '나'가 되면서 그들과의 안전 거리가 자연스레 확보되고, '너는 너, 나는 나'라는 경계의 감각이 또렷하게 선명해집니다.
그렇게 되면 관계는 더 이상 내가 '붙잡아야 할 것'이 아니라, '원할 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런 사람에게 끌립니다. 자기 중심이 선 사람에게 느끼는 안정감과 매력 때문이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침내 내면에 잔잔한 평화가 찾아옵니다.
물론, 이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수 십년동안 '자기 부정'의 회로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니 '자기 긍정'을 넘어 '자기 신뢰'라는 새로운 회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단 하나.
될 때까지 반복하는 것.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는 것.
무너질 때마다 다시 시작하는 것.
그리고 잊지 마세요.
당신이 당신의 편이 된 순간, 세상은 더 이상 당신을 함부로 휘두를 수 없습니다.
진짜 인생은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저 역시 그 길 위에서 진심으로 당신을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