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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사는 이야기 Sep 21. 2022

마음에 맞지 않는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결국 자존감 하락으로 이어진다.

응급실에서 함께 일하는 간호사들 수는 족히 200명이 넘고,

거기에 의사들, 워디(환자들 옮겨주는 사람), 래드오그래퍼, 사회복지사, 그리고 트리아지 되어 기다리는 응급 구조사와 간호조무사들 까지 하면,

수백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함께 한 유기체로 한 시프트를 일을 한다.

병원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함께 환자를 돌보는 팀이 되는 것인데.

이 팀이라는게, 항상 맘에 맞는 사람과 함께 일한다는 보장이 없다.


간간이 운 좋게, 너무 맘에 잘 맞고, 손발이 척척 맞는 팀과 함께 하기도 하지만,

서로 대화하기 조차 껄끄러운 존재와 함께 8시간 내내 같이 붙어서 일하는 것은 정말 숨막히는 일인 것이다.


나는 다행히, 크게 불편한 간호사들은 없는데,

한 의사가, 너무 걱정도 많고, 혼자 온 병원 전체의 걱정을 짊어지고 사는 사람이라,

의사 소통을 하려하면, 참 불통이다.

응급실에서는 의사와의 소통이 너무나 필연적이고, 중차대한 일인데,

급한 환자에 대해 이야기를 해줘도 시큰둥한 반응이라,

도대체, 더이상 대화를 할 수 가 없었다.


이럴 때의 실망감, 나의 미약함,  그럴 때 내 존재감은 힘없이 나락으로 떨어진다.

내가 힘이 없는 간호사라 내 말을 흘려 듣는 건가?

내가 좀 더 지식이 많아서 더 구체적으로 내가 왜 걱정을 하는지 따박 따박 설명하고 목소리를 높였다면

달라졌을까?

내가 다른 널스들과 더 친해져서 나의 말에 힘이 있다는 걸 은연 중에 보여 주었다면, 나의 말을 이렇게 허투루 듣진 않았을거 같은데…?


나는 왜 그랬을까?

정말 이렇게 까지 생각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나중엔 나를 미워하고 나의 나약함에 치를 떨고 있는 내가 보였다.


헉.이건 내 잘못이 아닌데 왜 난 내 탓을 하고 있는 걸까?

괜한 사소한 불통이 이제까지 쌓여 있던 묵은 감정 까지 꺼내 발라지는 거다.

나의 인간관계를 의심하게 되고, 나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게 되고, 나의 정신 건강까지 염려하게 되는 나비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





“ 인간관계가 쉬워지는 방법 중 하나는 “거절” 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부탁을 단오하게 거절할 수 있어야 하며, 누군가 나를 거절한다고 해도 상처받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나를 거절한다고 해서 내 가치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기 떄문에.




다시 한번, 대화를 하려는데 실패하고서.

팀리더에게 다 리포트를 했다.

당췌 불통이라고,

협력을 잘 하는 것도 아니고, 환자이야기를 전달 해줘도 들으려 하지 않고,, 답답한 마음에 나도 얼굴을 불혔더랬다.


그렇게, 나는 소심한 복수를 하고,

나의 갈길을 또 그렇게 갔다.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웹툰도 읽고 공감하며 위로 받는다.

책도 읽고,

남편과 이야기도 나누고,

친구들과 수다로 풀어내며,


다시 치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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