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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주 사는 이야기 Oct 19. 2022

내가 일터에서 만난 인도 친구들

나의 선입견을 바꿔준 고마운 친구들

브런치에 글을 안 적은 지 10일이 다 되어 가서 깜짝 놀랐다.

바쁘다는 핑계로 적지 않았지만, 한참 적고 있던 그 시기가 세상에서 가장 바쁜 때였기엔,

난 지난 10일이 바빴다는 핑계를 나조차 믿지 못한다.


무슨 글을 적을까?

호주에 관한 정보는 간간이 올리긴 하는데,  이제 얼추 다 올린 것도 같고, 이제

무슨 이야기를 더 해야 하나? 하고 생각해 보았는데,


문득, 같이 일하고 있는 인도 친구들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나의 인도인에 대해 정말 긍정적으로, 호의적으로 변하게 된 계기를 마련해 준 친구들.


호주 병원에서 일을 하게 되면 정말 많은 친구들이 인도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인도 비율이 정말 상당한데, 어떤 워드에 가면, 반 이상이 인도인인걸 볼 수 있게 된다.

인도 간호사들은 정말 전 세계적으로 많다. 영국, 미국, 호주..


처음 나도 간호 일을 하기 전엔, 그렇게 많은 인도인을 마주 칠 일이 없었는데, 간호 일을 하고서는

정말 많은 수의 인도 친구들을 사귈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 내가 접한 인도인에 대한 인식은 상당히 안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굉장히 사기꾼 같았고, 이래저래 벌어 부리며 잇속을 챙기고, 욕심이 많고.

게다가 쇼핑센터에 가서 주차 자리를 기다리는데, 내 자리를 멀리서 달려와 쏙 낚아챈다든지,

(내리고 보니 인도인이었고)

우리가 살짝 사고가 난 차 주인이 어쩌다 보니 인도인이었는데, 우릴 개무시해서 (나는 영주권자인데, 너넨 뭐냐? 는 식으로

왕 무시하던 인도인) 덕에 나는 인도인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이 많았더랬다.


그리고 많은 유투버들이 알다시피, 인도에 여행 가서 눈뜨고 사기당한다던지 하는 걸 보면,

인도인이 정말 그리 선량하고 친구 같다는 이미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인도 인구수는 사실 세계 2위, 중국과도 큰 차이가 없는 2위다.

14억 정도인데, 아마 사실 더 많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니,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요런 사람 이상한 사람 좋은 사람 다 있지 않을까?


하여간, 너무 다행히도, 내가 일터에서 만난 98%의 인도인들은 정말 정말 너무 좋다.

착하고 성실하고, 정말 착실하고, 항상 도와주려 한다.

그 선량하고 착한 눈을 보고 있자면 같이 웃게 되고,

없던 속마음도 열어 보여주게 된다.

그래서 처음엔 이 친구들이 앞에선 이렇게 착하게 보여도,

뒤에선 아닐 수도 있는 거 아니야? 하다가도,

지금 5년간 함께 일하면서 느끼지만, 참.. 착한 애들이구먼..

한다.


유머감각도 좋고, 장난꾸러기들이고, 언제나 유쾌하고.

그래서 함께 일하면 재밌고 편하고 즐겁다.

일도 잘하고 배울 점도 많다.

그래서 인도인에 대한 선입견을 정말 180도로 바꿔 버렸다.


초반에 병원에서 일할 땐, 인도 사람들에 대한 내 고정관념으로, 그렇게 친절하지 못했는데

(친절해 봤자 내 손해라고 생각했다. 하하)

이젠, 정말 마음에서 우러나게 친절하게 된다. 그게 참. 내 친구의 친구라는 생각도 들고.

그냥 같이 이국에 사는 이방인으로 친구로 대하니,

인도 환자들이나 가족들이 날 참 좋아하고 고마워한다.

그러게, 나도 고맙다. 나의 인식을 이렇게 바꿔주고, 내가 긍정적일 수 있게 변하게 해 주어 고맙다.


정말, 신기하게도 같이 일하는 30명의 친구들 덕에,

나는 인도인 14억 인구인 들을 착하고 재미있고, 선량한 친구들로 바꿔보게 되었다.




사실 그래서, 나도 내가 가진 내 타이틀,

한국에서 온 간호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고,

성실하고

즐겁게 일하려고 많이 노력한다.


나로 인해, 내 후배 간호사들이 조금은 더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멋진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나름.. 이렇게 해외에서 고군분투한다. 하하하.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이렇게

내가 대표자가 되고, 외교관이 되고, 내가 대표 이미지가 되는 경우를 흔하게 느낄 수 있는데.

이건 사실 부담이 될 수 도 있다.

그런데,  순수한 내가 되는 것도 좋지만,

그냥 이런 느낌으로 좀 더 조심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도,

이 부담의 순 기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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