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숨쉬다 못해 넘치도록 생기있는
시드니에 간 교회동생과 간간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 처음 갔으니 어디를 가야할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많이 물어온다. 많은 관광객이 가는 '관광코스' 말고 내가 살아본 시드니를 얘기해줬다. 사실 나는 '관광코스' 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직접 발로 뛰어서 보고 들어서 '나만의 코스' 를 만드는게 참 좋았다. 그것이 내게 경험이 되고 소중한 기억들이 되었다. 그것들은 내 랩탑에 고스란히 사진과 영상들로 남아있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남겨서 어디선가 이 글을 보고있는 누군가에게도 시드니의 멋지고 재밌는 모습과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알려주고 싶다. 아홉 번째다.
시드니에서 트레인을 타고 북쪽으로 3시간 반 정도를 달리면 뉴캐슬(뉴 사우스 웨일즈 주에 속한 서버브이다.) 이라는 곳을 만날 수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은 아마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가장 먼저 떠올리겠다. 그렇다. 그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뉴캐슬과 같은 이름의 지역이다.
3시간 반 거리이니 대구에서 서울까지 정도거리 보다는 조금 가깝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소지자들에게는 소위 '세컨 비자' 의 지역이다. 고스퍼드와 더불어 농장과 공장이 많은 곳으로 현지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업종들에 3개월을 종사하면 워홀러에게 1년 더 호주에 머무를 수 있는 비자를 발급해준다. 총 2년을 살 수 있도록.
마침 형수님 어머님께서 시드니에 계셨고 뉴캐슬로 여행을 떠나시는데 함께 가자고 하신다. 따라나섰다. 혼자 가려면 트레인으로 3시간 반을 가야하니(게다가 버스도 갈아타야한다 도중에). 일단 가자. 자차로는 2시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가던 도중에 쉬어가기 위해 공원에 들렀다. 사진을 아이패드로 찍어서 위치정보가 남아 있질 않다. 게다가 내 기억은 더더욱이 믿을게 못된다. 공원 내에 골프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한다. 골프를 할 수 있는 필드는 아니다.
호수에 둥둥 떠다니는 골대에 넣는거보다 공을 맞히는데 집중했다. 공이 맞아야 골대에 넣는데 여간 쉽지가 않다. 그래도 고등학생때 수행평가하느라 꽤 많이 했는데. 잘 맞지 않는다.
무슨 생각이였는지 공원 안에서는 사진을 별로 찍지 않았다. 기억의 순서가 좀 오락가락한다.
공원에서 다시 뉴캐슬을 향해 출발했다. 목적지인 포트 스테판에 거의 다왔을때는 해가 진 뒤였다. 숙소로 가기 전에 장을 보기 위해 근처 콜스에 들렀다. 고기와 먹을거리들을 사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는 카라반 야영장과 함께 있는 캐빈(Cabin) 형태의 숙소다. (오두막집이다.) 어른 넷, 아이 셋이서도 충분히 지낼 수 있는 공간과 취식도 가능했다.
마트에서 사온 T본 스테이크(정말 저렴하다. 6불 정도면 고급진 T본 스테이크를 맛 볼 수 있다. 물론 조리는 직접 해야한다.) 를 구워먹었다. 그리고 형님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씻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차를 타고 얼마 가지않아 바다가 보인다. 표현할 방법이 없다. 기가 막힌다.
전날에는 구름이 좀 있었는데 이날은 구름이 정말 단 한 점도 없었다. 새파란 하늘에 바다 그리고 햇살. 글을 적는 지금 이 사진들을 보며 다시 설렌다. 마음이 붕뜨는 느낌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시드니 시티나 스트라스필드 역에서 뉴캐슬로 가는 트레인이 있습니다. 하지만 종점에서 내려서 뉴캐슬로 가는 버스로 환승해야 하니 유의하면 좋겠네요. 한 번 쯤 꼭 가보기를 추천합니다. 글 서두에 언급한 세컨 비자는 최소 첫 번째 비자 만료기간이 5-6개월 정도 남은 상태에서 도전하기를 바랍니다. 3개월은 일을 하고 비자를 신청하고 심사하는 기간이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