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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최씨 Sep 28. 2016

비비드 축제, 빛과 색의 향연

밋밋함에 화려함을 더하다

지난번 버우드에 있는 Sahara by park 이야기를 했었는데 추가적으로 한국에서 살았었다는 터키 아재들과 매장 내외부 사진을 추가하면서 열 번째 글을 시작하고 싶다.

지난번에는 둥그런 접시, 이번에는 둥구스름한 네모접시. 맛은 여전히 훌륭하다. 칩스 옆의 소스는 칠리와 마요네즈를 섞은 것이다.
매장 외부를 찍는데 아재가 날 바라본다. 초상권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터키의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인 고즐렘도 있다.
유쾌했던 아재들, 사진찍는건데 영상이줄 알았나보다. 손도 흔들고 한다. 찍고나서 내가 영상 아니라니까 멋쩍게 웃었다.

작가의 서랍에 꽤 묵혀둔 열 번째 글이다. 글의 프롤로그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다. 매해 있는 시드니 색채의 향연 '비비드 페스티벌' 이다. 매해 있다고는 하지만 합법적으로 딱 1년을 시드니에서 살 수 있는 내게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 축제일지도 모르기에 시드니로 직장을 잡은 오랜친구와 색채의 향연에 합류했다.

친구와 윈야드 역에서 서큘러 키 방면으로 천천히 걷다가 발견한 감자칩처럼 생긴 한장한장 음정이 다른 소리를 내는 구조물

처음으로 와본 비비드 축제에서 처음으로 만난 기이한 구조물. 하나하나 건드려보니 음정이 다르다. 간단한 연주도 가능할까 싶었는데 피아노처럼 만들어진게 아니더라. 신기해서 몇번 두드려보다가 서큘러 키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나의 예술작품이 된 오페라하우스

처음 만났던 오페라하우스는 내게 그리 유쾌함을 주지 못했다. 모든게 다 가까이서 본 지붕때문이리라. 그런데 색채의 향연이 모든 것을 용서해주었다. 계속해서 다른 문양들로 바꼈지만 내가 잡아낸 몇몇 순간들 중 이 순간이 가장 아름다운 문양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누가 그랬다. 커스터마이징의 끝은 순정이라고. 약간(?) 지저분한 것을 제외하면 본래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더라.

서큘러 키 뒤로 보이는 비즈니스 구역의 고층건물들. 평소와 다르게 아름다워보인다.

더 록스쪽으로 넘어가기 위해 걸어가던 중 친구와 발견했던 장관이다. 구도가 잘 나올만한 자리가 마치 비었다. 놓칠 수 없으니 몇 장 찍었다. 꽤 괜찮은 야경사진이 나왔다.

평소에는 전형적인 미술관 건물로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보고있노라니 눈이 어지러웠는데 구도를 잡았다. 찍고나서 사진정리를 하면서 봤더니 과장된 표현이지만 걸작이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에서 찍은 최고의 사진들 중 하나이다. 건물 1층에는 레스토랑이 있어서 사람들로 북적였다. 불빛때문에 정신이 없을 법도 한데 오히려 그걸 즐기는 눈치다. 아는 동생이 시티에서 볼일이 있어서 나왔다고 한다. 접선장소를 정하고 친구와 함께 이동했다.

형형색색의 탁구공과 꽃가루가 마구 불어대는 바람에 이리저리 튕긴다. 몽롱해지는 기분. 프레임에 담았더니 생동감있게 나왔다. 이것 역시 시드니에서 찍은 최고의 사진 중 하나.

시간은 늦었지만 축제를 심심하게 지나갈 수 없었다. 어디로든 가야겠다 싶어 셋이서 도심 한복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길에서 누군가 티켓 같은 것을 준다. 받아보니 시드니 박물관이 오늘밤까지 무료개관이란다. 놓칠 수 없으니 박물관을 목적지로 정했다. 신기한게 많다. 초등학교 시절 박물관 견학을 왔을 때와 같은 기분이다.


영국 이주민들이 시드니에 처음 상륙해서 정착하던 시절 거주지, 공공기관 건물, 유적지 등등 역사공부는 제대로 했다. 신기했던 것은 박물관 아래가 바로 유적지였다. 과거 정착초기 정부건물이 있던 자리라고.


비비드 페스티벌은 한 달 동안 열린다. 정확히는 4주다. 처음갔던 날이 사진이 말해주는 날짜가 정확하다면 2015년 5월 23일이다. 6월 6일, 올해는 채스우드에도 비비드 축제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와 함께 갔다. CBD까지 나오지 못하는 사람을 위한 배려 및 상권 활성화 등의 이유라고.

서버브치고는 꽤 도회적인 이미지를 가진 채스우드이지만 이날은 화려한 색채로 옷을 입었다. 화려한 불빛에 이끌려 걸어가는 도중에 만난 키다리 아줌마. 아주 잘 나온 사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런대로 현장감도 있고 색감도 괜찮다.

암모나이트가 육지에 나타났다. 그것도 화려한 형형색색을 입고. 주변 네온사인을 제외하면 깜깜해서 더 돋보이면서 눈이 쨍~했다. 뭐니뭐니해도 색감이 아주 좋았다.


프롤로그부터 사진이 좀 많았습니다. 2016년 비비드 페스티벌은 이미 끝났습니다. 혹여나 현재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 시드니로 가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내년 중순쯤 가시면 비비드 페스티벌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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