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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최씨 Jan 01. 2017

알 수 없는 인생

다시 시작

글을 시작하기 전에 카카오의 다음 콘텐츠 팀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얼마전 크리스마스 이브에 유독 조회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알림을 브런치 앱에서 받았는데요. 호주의 여름 크리스마스에 대한 글이 다음 모바일 뷰의 메인에 노출됐는데요. 부족한 글이지만 전세계의 크리스마스 풍경들 중 하나로 선정된 것에 감사함을 전합니다.


8월 언젠가였다. 누군가 한동안 계속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 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그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리고 10월 말, 시드니로 다시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그때 유난히 머리에 멤돌던 노래가 '알 수 없는 인생' 이었다. 그렇다. 2015년 7월 18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며 '언젠가 돌아오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그럼에도 현실을 직시하며 한국에서의 삶을 적응하고 있었다. 막연했던 생각은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됐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중 잠시 들른 휴게소. 봉봉이와 붕붕이를 껴안고 사진을 찍었다. 웬지 모르게 이게 마지막으로 찍을 수 있는 기회였던거 같았는데 신기하게 이게 마지막이었다.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인천대교. 공항으로 더 가까워지면서 생각보다 덤덤해진다. 비행기 표를 발권받고 수하물을 부쳤다. 부모님께 인사를 드린 후 뒤돌아섰다. 정신없이 게이트를 찾아 걸었다. 최대한 빨리.

2016년 11월 21일 저녁 7시 50분, 시드니 행 비행기가 이륙한다. 떠나는 아쉬움, 돌아가는 설렘. 여러 감정이 뒤섞인다. 진짜 가는가보다. 10시간 정도 먹고, 자고, 일어나고를 반복하다가 어느새 날이 밝아온다. 스크린을 슬쩍 올리는데 틈사이로 햇살이 밀려들어온다. 현재까지 비행한 거리를 보여주는 화면을 보니 시드니 상공이다.

꽤 멀리 왔구나. 스크린을 완전히 올렸다. 햇살이 좋다. 이제 슬슬 고도가 내려간다. 육안으로 집들이 보일 정도로 내려왔고 착륙할 때가 다 됐다. 그대로구나. 시드니를 떠난지 꼭 1년 반만에 이 매거진의 끝을 보기도 전에 다시 온 시드니는 그대로다. 나도 모르게 씩 웃었다. 처음 시드니 공항에 착륙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다시 왔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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