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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최씨 Feb 06. 2019

서비스문화의 차이

호주와 한국, 비교하는건 참 우스운 일이지만

대충 이제 한국으로 돌아온지 10개월 정도 되었다.


지난해 4월 거짓말처럼 한국에 돌아왔고 거의 반년동안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반복해가며 쓰다가 일을 구했다. 한동안 브런치에 글을 남기던 일이 조금 버겁다가 한참만에 설 연휴 마지막날 카페에 앉아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고 아주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생각을 쭉 적을 수 있는 시간이 다시 줄어들게 될테다. 3월 1일이나 되어야 또 한숨을 돌릴 수 있으리라.


문득 잘 적응하고 있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 5일, 07:30~16:30

휴일 - 연중 3~4일 정도, 연말연초 2주

이게 시드니에서의 2년여간 직장생활


주 5일, 08:00~18:20

휴일 - 연중 20일 정도(?)

이게 지금의 직장생활


어느 쪽이 만족스러운가라고 물어본다면 참 웃긴게 둘 다 장단점이 뚜렷해서 어떻게 할 말이 없다.


사실 시드니에 있으면 대구의 가족, 친구 그리고 분위기가 그립다. 대구에 있으면 시드니의 친구와 여유 그리고 분위기가 그립다.


흔히들 시드니를 마치 호주의 수도처럼 생각하지만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으나 서울과 시드니는 완전 다르다. 시드니가 '전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굳이 비교하라면 시드니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 분명 그 알 수 없는 '여유' 라는 분위기라는 것이 있다. 아마 시드니에서 잠시라도 지내본 사람이라면 무슨 말인지 곧바로 이해할테다.

확실히 저 사진속에서 느끼던 여유를 누리는건 좀 힘들다.

시드니에서는 서비스 업종이 압도적으로 많다. 제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수공업 수준의 제조업은 있어도. 흔히들 서비스 업종은 남들 일할때 일하고 남들 놀때도 일한다고 한다. 그도 그렇듯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곳은 백화점 내에 있는 카페이다. 대략 7명 정도의 직원이 열심히 커피와 음료를 만들고 있다. 모든 종류(?)의 손님을 상대해야 하고 그들에게 항상 미소로 응대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서비스 업계에 종사하는 것은 대단한 '감정노동' 이라고 한다. 게다가 이들 중 절대적 숫자가 '파트타이머' 이다.


반면에 시드니는 조금 다르다. 서비스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 70-80% 정도 된다. 정확한 수치는 모르겠지만 산업군을 보면 90%까지도 생각해도 되겠다. 뭐... 여행의 나라라고 할만하니 그럴지도. 소비 중심의 산업이고 소비가 가능한 사람의 대부분은 국민들보다 외국인들이니까. 참 재밌는 것이 주말에는 오페라하우스나 관광명소 주변에 가지 않으면 저녁먹기가 참 힘들다. 희한하지 않은가. 토요일 저녁 5-6시쯤 되면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


시드니는 아니지만 친구가 있는 남호주의 도시 애들레이드는 마트가 저녁 5시쯤이면 문을 닫는다. 상상을 할 수 없다. 그 이유인즉슨, 저녁 늦게까지 영업을 할 경우 마트 직원들이 긴 시간을 일해야 할 경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그 스트레스와 감정이 고객에게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이란 것. 직원도 사람이다. 당연한 이야기이면서 한국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일테다. 어찌됐든 이런 문화에 나름대로 적응하여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늘 고객이지만 친절하게 하려고 한다. 그들도 누군가의 가족이고 친구니까.


글의 결론을 생각하지 않고 적다보니 이런저런 얘기가 나와서 제목을 바꿨다. 이런 '비교글' 이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나름대로' 생각해볼만한 이야기이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적어보았다. 다소 두서가 없지만 문득 카페문화의 차이에 대해서 다음에 한 번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여유가 조금 생겨서 글을 쓸 수 있으니 오늘, 지금을 좀 누려야겠다. 그래도 목, 금이 지나면 또 주말이 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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