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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름바 Aug 28. 2023

쾰른과 서울의 문화

늦깎이 독일 교환학생

8월 26일 여기는 학교 갈때 15, 16번 트램으로 환승하는 곳에 있는 카페다. 이름은 Coffee fellows. 와보니까 알바도 굉장히 친절했고 카페도 주로 혼자오는 손님들로 조용하다. 특히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뉴진스의 super shy를 틀었던 것은 알바생의 센스였을까 그냥 우연이였을까? 물어볼걸 그랬다. 유명하다는 아로날&엘맥스 치약을 사보았다. 독일에서 싼 음식, 싼 공산품을 사면 그냥 한국보다 나을 수 없을 거 같다. 이왕 의약품의 나라인 독일에 왔으면 독일에서도 꽤 괜찮은 물건을 사봐야하지 않을까? 앞으로 의약품,  좀 괜찮은걸 사봐야겠다. 여기있으면서 자기만의 관점으로 깊이 있는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러기는 아무래도 어려운거 같다. 여행다니면서 그런 잡학한 생각의 공유가 있으면 훨씬 더 풍부해질 텐데, 나의 편협한 생각도 좀 뜨일수 있고!

 

이틀정도에 걸쳐서 쾰른 중심부를 돌아다녀봤는데 쾰른에서 쾰른 대성당이 갖는 지위는 상당한거 같다. 단순히 쾰른 대성당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많다는거 뿐만 아니라 대성당을 중심으로 호엔촐레른 다리, 프리드리히 동상, 루디비히 미술관, 라인강이 굉장히 조화롭게 자리잡고 있다. 그 그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한 내 사진실력이 아쉽다.. 한 도시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에는 그 도시의 랜드마크, 과거와 현재를 보여주는 미술관 및 박물관, 그 근처에서 도시를 느낄수 있는 자연 경관이 핵심일 거 같다. 우리나라의 서울을 생각하면 경복궁을 중심으로 현대미술관이 있지만 곰곰히 생각해봐도 경복궁을 중심으로 도시가 설계된 느낌은 전혀 받지 못한다. 서울이 역사, 문화, 정치, 경제 모든 부분에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기에 그 중에서 자본주의 논리에서 가장 비껴나가는 역사, 문화는 소흘히 여겨지는게 아닐까? 그런면에서 서울이 정치행정적 역할이라도 세종을 비롯한 지방으로의 이전이 이뤄진다면 좀더 서울의 역사적 가치와 미래 비전을 고려한 조화로운 도시가 설계될거 같다. Dynamic Korea를 모토로 하지만 뜯어보면 그냥 Complex Korea라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덜어지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고층 건물이 발달하지 않았다. 서양과는 다른 종교적 차이도 있을 것이고 건축술의 발달상 차이도 있을것이다. 유럽에 고층빌딩이 많지 않은 이유는 대성당과 같은 대건축물을 돋보이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닐까?  유럽은 오래전부터 지어진 건물이 많고 그 건물들은 대부분 높이가 낮다. 우리나라는 전쟁으로 모든건물이 파괴되고 그 자리에 높은 건물이 들어섰다. 그렇다면 세계대전으로 독일 본국 특히 쾰른은 거의 파괴가 되지 않은걸까? 문헌에 따르면 2차 대전으로 쾰른의 90%이상이 파괴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쾰른은 연합군이 문화적 보존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폭격을 가하지 않은 쾰른 성당을 중심으로 과거의 형태대로 복원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쾰른 대성당이 그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고 도시를 성당을 중심으로 설계하게끔 도와준 것이다. 우리나라는 6.25 전쟁 이후 쾰른 대성당같은 거대한 랜드마크가 부재했다. 애초에 문화적 성격도 낮은 건물에 소박한 색채가 강했던 데다가 전쟁이 더해져 아무 걸림돌 없이 완전히 국가를 재설계하기 용이했을수는 있지만 기존의 우리 문화가 가진 많은 색채를 없애버렸다.


여전히 과거와 공존하는 유럽의 입장에서는 트렌디하고 변화에 민감한 우리나라의 문화를 좋아할 수도 있겠다. 우리나라의 남눈치 많이 보는 성격이 피곤할 수도 있지만 트렌드에 민감하고 적응이 빠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맥락과는 관련이 낮다. 우리나라가 1950년대 이전에도 이렇게 트렌디하고 변화에 민감했을까? 그렇진 않은거 같다. 결국 5000년 한반도 역사를 말하면서도 지금 구축해나가는 우리의 문화는 1950년대 이후로 편중되어 있는 거 같다. 이런 문화적 홍보가 지금은 k-pop, k-drama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얼마나 지속가능할지는 잘 모르겠다. 요즘 세대가 전세계적으로 이런 트렌드를 따르고 우리나라가 지금은 잘 이미지메이킹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지 않을까? 역사를 잊고 트렌드를 좇으면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까 괜히 심각하게 생각해본다.


이따가 칠면조 베이글 샌드위치도 하나먹을건데 빨리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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