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널 그리워하게 될까? 아마도 평생이겠지...
9월 하순을 향해가고 있는 지금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선선하다.
늘 하는 습관처럼 오늘도 휴대폰에 저장된 사진첩을 보다가 2013년 9월 13일에 찍은 사진을 발견했어.
지구별에 온 지 6~7년 정도 되었을 때의 모습인데 넌 여전히 귀여웠구나.
이불 위에서 자는 것을 좋아했던 너.
그리고 저 이불도 꼬맹이 네가 많이 좋아했던 이불이었어.
나중에 낡아서 버리려고 했지만 저 이불이 보이면 바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는 너였기에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 정리를 했어야 했지.
저 이불 위에 올라가면 꼬리가 자연스럽게 저런 모양으로 펼쳐졌는데 꼬맹이 네 꼬리가 예쁘다고 자랑하고 싶었던 거니?
그런 의도였다면 성공했네.
이 사진을 주변 사람들한테 보여주면 다들 "꼬맹이 꼬리는 예쁘네."이랬거든.
"꼬맹이 꼬리도 예쁘네?"가 아니라 "꼬맹이 꼬리는 예쁘네."...
꼬맹이 네 털 색깔 때문에 너를 "똥개"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그래도 꼬리는 예쁘다고 했으니 꼬맹이 기분도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가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 어느덧 8개월 정도가 되었고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꼬맹이 너에 대한 추억과 회상들을 적을 때마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억들이 참 많더라.
좋은 추억들도 있고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도 있지만 내게 떠오르는 모든 추억과 기억들은 소중하기에 다 추억주머니에 잘 담아두었어.
난 이렇게 너하고의 모든 기억들을 담아두고 있는데 너도 나처럼 나하고의 기억들을 차곡차곡 잘 쌓아뒀는지 궁금하다.
이번 주에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왔어.
친구들과 관광지를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들도 먹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호텔 숙소에서 잠시 쉬고 있었어.
그렇게 쉬면서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보다가 네 사진도 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네가 너무 보고 싶고 그립더라.
한동안 너에 대한 그리움이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는데 왜 갑자기 그리움이 고개를 들었을까?
모르겠어. 지금도 그 이유를 모르겠어.
그냥 네가 생각났는데 그 당시 내가 즐겼던 즐거움을 나 혼자서 즐기고 있다는 죄책감이 들었나 봐.
그래서였을까... 여행 중간에 조금 아팠는데 약을 먹고 쉬어서인지 괜찮아져서 여행 일정을 잘 마무리했어.
지구 어디에도 없지만 내 마음에는 여전히 존재하는 너.
언제까지 널 그리워할까를 생각해 보니 아마 언니도 지구별에서의 소풍과 여행을 끝내는 순간에 너에 대한 그리움도 끝내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그전에 너에 대한 흔적을 지구에 남기려고 해.
그 시기가 언제일지 모르나 너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써서 이 지구에 꼭 남길게.
그러니 궁금하면 자주 지구에 놀러 오도록 해.
깊어가는 가을에 널 그리워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