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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신이 내리신 축복이야.

영화 '카라멜루' 중에서

by 보니또글밥상

오늘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는데 꼬맹이 너는 따뜻하게 잘 지내고 있니?

언니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

갑작스러운 날씨의 변덕에 조금은 당황스럽긴 하지만 다시 평년의 기온을 찾는다고 하니까 괜찮아.


참, 어제 넷플릭스에서 본 영화가 있는데 브라질에서 제작한 '카라멜루'라는 영화인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래.


사진 속의 개가 넷플릭스 영화 '카라멜루'의 실화의 주인공인 '카라멜루'야.

내가 동물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고 특히 개가 나오는 영화는 꼭 보려고 하는 편이다 보니 어제 보게 되었지.


꼬맹이 너처럼 갈색털 또는 카라멜색을 가진 개가 등장하는 '카라멜루'라는 영화에서는 마음에 와닿는 대사들과 희망을 주는 대사들이 많더라.

특히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개는 신이 내리신 축복이야."라는 대사였어.

아마 이 대사는 개를 좋아하고 키우는 보호자들이라면

"맞아. 정말 그래, 그렇고 말고!"라고 이구동성으로 외칠 말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비단 개뿐만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존재라면 다 해당되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더라.


꼬맹이 너와 나.

둘 다 소풍 겸 여행을 온 이 지구라는 행성에 그것도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만난 것은 서로의 인연과 견연이었을까?

아니면 필연이었을까?를 생각해 본 적이 있어.

그런 생각을 계속하다가 이렇게 넓고도 넓은 지구,그것도 한국이란 나라에서 서로가 만났다는 건 아마도 필연이지 않을까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지.


개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딱히 키울 생각이 없었던 나에게 운명처럼 나에게 온 너.

너를 입양 보내려고 애썼던 시간들.

그러나 결국은 입양 실패...

너를 다시 입양 보냈다가 파양 되어 나에게 온 너는 그때부터 나와 함께 할 운명이었던 거지.


너와 지내고 너와 함께 한 시간들이 많았지만 꼬맹이 너를 축복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어제 '카라멜루'에서 나온 대사가 귀에 꽂히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대사를 따라 하고 있었어.

지난 시간 동안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각기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고 매 순간마다 의미가 있는 축복이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돌이켜 생각해 보면 꼬맹이 너로 인해 내가 버틴 시간들이 꽤 있었더라.

아무것도 하기 싫고 숨 쉬는 것조차 버거웠던 시절에 널 산책시키기 위해 침대에서 억지로 일어나야 했고

너에게 사료와 간식을 주기 위해 움직여야 했어.

그리고 때때로 목욕도 시켜줘야 했고 발톱도 깎아줘야 했고 귀청소도 수시로 해줘야 했지.

털갈이하는 시기에는 수시로 털을 빗겨주면서 네 털 관리도 해주고 말이야.


의욕이 없어 움직이기 싫었던 날에도 너를 위해 난 끊임없이 움직였는데 그래서 너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지만 네 덕분에 내가 삶의 바닥까진 치지 않고 위로 서서히 올라올 기운을 회복했던 것 같아.

그렇게 나로 하여금 부지런히 움직이게 한 너.

아마도 넌 그런 식으로 나에게 축복을 준 게 아닐까 싶어.

너를 보살펴하는 의무감과 책임감과 더불어 나도 나 스스로 보살피고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과 책임감을 말이야.


그런 의미라면 꼬맹이 너는 오히려 나에게 많은 축복을 주고 간 거네.

너로 인해서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어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고 너로 인해서 많은 작가님들과 글연도 맺게 되었으니 말이야.

나의 이런 말들에 너는 까만 두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짓고 있겠지?

"이 언니가 뭘 좀 아네." 하면서 말이야.


아직도 난 널 많이 그리워해.

아마도 나도 네가 있는 곳에 갈 때까지 이 그리움은 사라지지 않고 더 깊어지고 진해지겠지.

그렇다고 해서 막 슬퍼하거나 하진 않을 테니 너무 염려는 안 해도 돼.

너를 걱정시키는 못난 보호자는 아니니까.

대신 내가 이 세상을 잘 살아낼 수 있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네가 날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


10월 하면 꼭 듣는 노래가 있는데 아까도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들었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노래인데 꼬맹이 너도 들어봤을 거야.

내가 이쯤 되면 자주 들었고 너에게도 들려준 적이 있으니까.

노래제목처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너를 그리워하며 이렇게 나의 마음을 너에게 전해본다.

너도 나처럼 '10월의 어느 멋진 날'의 노래를 회상하며 나를 그리워해주길 바라.


나에게 축복이었던 너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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