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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어.

by 보니또글밥상

안녕, 꼬맹아?

열심히 부지런히 즐겁게 네 별 12290718에서 잘 놀고 있니?

지금 내가 있는 한국은 가을을 대표하는 10월이 어느덧 하순을 달리면서 가을색이 더 깊어지고 있어.

거기에 발맞춰서 가을 날씨는 선선해지다 못해 쌀쌀해지고 있고 고개 들어 바라본 하늘은 더없이 높고 청명하지.

그렇게 파란 하늘과 대비되게 경쟁이라도 하듯 더욱더 하얗게 빛나고 있는 구름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더라고.


그런 광경을 꼬맹이 너에게도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으로 담아왔는데 넌 어때?

어제 오랜만에 지인을 만났어.

그 지인과 점심 식사를 하고 따뜻한 커피 한잔도 마시고 나서 산책하러 간 곳이 낙성대 공원이었거든?

마침 코스모스가 피어 있어서 같이 보러 가자고 했지.

나는 자주 산책을 가서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있는 모습을 봤지만 지인은 올 가을에 아직도 코스모스를 보지 못했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가서 본 낙성대 공원의 코스모스를 본 지인은 너무 좋아하면서 코스모스 사진을 찍었어.

가을 하늘도 너무 멋지다고 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는데 문득 너에게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전에도 너에게 코스모스 사진은 보여주었지만 가을 하늘이 담뿍 담긴 사진은 너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설사 있다 하더라도 어제 내가 본 가을 하늘은 정말 멋져서 꼭 보여 주고 싶었거든.

그 풍경을 너에게 보여주면서 내가 느꼈던 그 감정들을 너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야.

저 사진 속의 가을 하늘 풍경이 어떠니? 네가 보기에도 정말 멋있지?


간 김에 아주 소박하지만 이렇게 핑크뮬리도 있어서 사진으로 찍었어.

이 사진도 예쁘지?

이 사진은 작년에 가을로 물들어가고 있는 낙성대 공원 입구를 찍은 사진이야.

그러고 보니 널 보내고 처음 맞이한 계절이었네.

가끔 지난 날짜를 볼 때면 '이때는 꼬맹이가 나와 같이 있었던 시간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덤덤할 때도 있지만 때론 무너지는 날도 있더라.

그렇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 나 스스로 감정을 잘 다스리고 있으니까 말이야.

넌 그저 잘 지내고 있으면 돼. 뭐 그래도 내가 걱정이 된다면 가끔 찾아오고.


이 사진도 작년 가을에 관악산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인데 꼬맹이 너 관악산에 갔던 거 기억나니?

몇 년 전에 너 데리고 관악산에 갔었는데 생소한 장소였음에도 넌 냄새도 잘 맡고 잘 다녔었어.

또 서울대에도 종종 데리고 갔었는데 그곳에서도 상당히 잘 뛰어다녔지.

이 사진을 보니 그때의 네가 생각난다.


올해 가을에도 이렇게 사진으로 담아와서 보여줄게.

이건 몇 년 전에 강원도에 널 데리고 놀러 갔을 때 찍은 사진이야.

내가 안고 있었더니 내려달라고 발버둥 쳐서 잠시 내려주고 나서 찍은 사진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거든?

바닥에 철퍼덕 앉아있는 모습이 귀여웠네.

그런데 왜 내 품에서 그렇게 발버둥을 쳤던 거야?

아무튼 저 시기가 5월 하순이었고 더워지는 시기여서 저 사진을 찍고 나서 바로 내가 널 안았던 기억이 난다.

왜냐고?

네가 더워 보였거든. 5월의 늦봄 햇볕도 꽤 더워. 더군다나 넌 털이 있기에 더 더웠을 거야.


가을 풍경 보여준다고 해놓고 뜬금없이 왜 5월에 찍은 사진을 올렸냐고?

저 때는 나와 네가 같이 있었던 시간이었으니까... 그래서 올리고 싶었나 봐.

오늘도 너를 소환해서 귀찮다고 투덜거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만,

내가 자꾸 너를 기억하면 혹시 꼬맹이 네가 있는 별에 있을 '사랑지수' 혹은 '추억지수'가 높아져서 지구로 올 확률이 높아질까 해서 말이야.


아무튼 오늘도 너의 시간을 잘 살길 바라고 언니도 언니의 시간을 잘 살도록 할게.

조만간에 다시 더 깊어진 가을 소식을 들고 올 테니까 기다려, 알았지?


널 항상 추억하는 존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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