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네가 보고프냐고 물어온다면...

by 보니또글밥상

지난주 목요일에 첫눈이 내리고 나서는 날씨가 많이 춥지는 않아서인지 포근한 날들이 이어졌고 오늘은 비도 내렸어.

그러고 보니 목요일인 오늘은 비가 내렸구나... 아, 걱정하지 마. 이제는 전처럼 감정의 동요가 크지 않으니까.


어제 개인적인 일정이 있어서 좀 바빴는데 그 일정을 끝낸 후 지인을 만났어.

지인이랑 커피를 사들고 낙성대 공원에 있는 벤치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어떤 보호자 하고 시바견 한 마리가 우리 둘 앞을 지나가는 거야.

뚱땅~뚱땅 거리며 걷는 시바견을 보니 그 귀여운 발걸음에 웃음이 나더라.


그렇게 산책하며 우리들 곁에서 멀어져 가는 시바견을 보는데 그런 나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지인이 조용히 내게 물었어.

"언니, 이제 괜찮아요? 저렇게 보호자와 반려견이 산책하는 거 봐도 힘들진 않아요?"

그 물음에 난

"이제 괜찮아요. 뭐 아주 가끔은 울컥할 때도 있지만 시간이 약이라고 점점 더 괜찮아지고 있어요."

"아, 다행이네요. 가끔 언니가 보호자와 함께 산책하는 반려견을 보는 눈이 슬퍼 보일 때가 있어서 좀 안쓰러웠거든요..."


난 몰랐었는데 내가 그런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니...

나의 슬픈 빛이 어린 눈을 보는 게 마음이 쓰였다는 지인의 말에 나의 그런 슬픔이 나를 감싸고 있었구나를 다시 알게 되었어.

하지만 이젠 그런 슬픈 빛은 더 이상 나를 감싸고 있지 않으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지.


그렇게 지인과 꼬맹이 너하고의 추억을 잠시 이야기하고 헤어지고 오는 길에 불쑥 너에 대한 그리움이 몰려오더라.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겨울이 되어 보일러를 틀면 꼬맹이 네가 늘 배를 깔고 엎드려 있던 곳을 바라봤지.

꼬맹이 네가 있는 곳이 가장 따뜻한 곳이었기에 그곳에 너를 안고 앉아있곤 했는데

그럼 너는 귀찮다는 표정으로 한숨 한 번 쉬고 고개를 돌리곤 했던 모습들이 새록새록 생각났어.


사진081224_28.jpg

그런 그리움 마음으로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꼬맹이 네가 태어나서 두 번째 맞이한 겨울에 너를 내 품에 쏙 넣고 찍은 사진을 발견했어.

저 사진을 찍은 년도를 보니 2008년 12월로 되어 있었는데 꼬맹이 네가 태어난 지 1년이 되는 달이었더라.

태어난 계절이 겨울이었던 너. 그렇지만 눈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던 너.

그래도 강아지 때는 눈을 좋아해서 쌓인 눈 위를 잘 걷고 뛰고 그랬었던 너란다.


언제 적 이야기를 꺼내냐고 나한테 핀잔주겠지만 이렇게 너를 추억하는 시간들이 좋아.

그리고 전처럼 많이 슬퍼하지 않으니 그건 걱정하지 말고.

그냥 너하고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나를 위한 위로이기도 하거든.


난 이렇게 나를 위로하는데 꼬맹이 너는 어떻게 너를 위로하고 있을까?

아니, 위로라기보다는 지구에서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겠지?

꼭 그렇게 보내고 있다고 전해주면 좋겠다.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네가 그렇게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으면 좋겠다.

(나름 착한(?) 어른이라고 소문 좀 내야겠군...)

'엥, 언니가?'라고 속으로 생각하지 않기. 꼬맹이 너 그렇게 생각하는 거 옳지 않아~~~ㅎㅎ


오늘도 잘 지내고 건강하길, 그리고 지구에 있는 나를 좀 많이 생각해 주길 바라~(이건 명령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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