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가 좋아했던 마시마로 인형.

by 보니또글밥상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은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마시마로 인형은 좋아했던 꼬맹이.

기억나니? 내가 선물 받은 인형이었는데 내가 너에게 준건지 아니면 꼬맹이 네가 물고 간 건지 모르겠지만 네 옆에 저렇게 마시마로 인형이 놓여져 있었어.


가끔은 마시마로 인형을 베고 자기고 했고.

그 모습이 귀엽고 한편으로는 어이가 없어서 웃고 그랬는데 그래서 그 모습을 사진으로 몇 장 남겨놨었는데

오랜만에 그 사진을 보니 그때 생각이 나네.

주둥이 옆이 까만걸 보니 이렇게 어리고 젊었던 꼬맹이 네 모습이 낯설기도 해서 좀 어색한 느낌도 든다.

늘 옆에 있었던 너였기에 네가 늙어가고 아파할 수도 있다는 걸 잊고 있었어.

아마도 어렸고 별 탈 없이 잘 자라줬던 너여서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던 거지.


네가 지구에서의 시간을 다 보내고 네 별로 간 지 이제 2년이 되어간다.

시간이 그렇게 흘러갔더라.

2024년에 널 보냈는데 2026년이 내 옆에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아무 움직임도 보여주지 않게 그렇게 흘러가고 있더라고.


그리고 며칠 전에 그동안 안 버리고 있던 인형들을 이젠 버리려고 정리를 좀 했거든?

그렇게 정리를 하는데 그 인형들 속에서 눈에 익은 인형이 툭 튀어나왔어.


오랜 세월이 곳곳에 꼬질꼬질하게 흔적을 남긴 인형을 찾았지 뭐야.

꼬맹이 네가 가지고 놀던 그 인형은 아닌 것 같은데 아마 이 인형도 꼬맹이 네가 물고 다녔을 것 같아.

왜 이 인형을 아직도 보관하고 있었을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마도 꼬맹이 너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서 안 버리고 가지고 있었나 봐.


꼬맹이 네가 보기에도 정말 꼬질꼬질하지?ㅎㅎ

만약 네가 옆에 있었다면 넌 이 인형을 버리라는 눈빛을 내게 보냈을까 아니면 너한테 달라고 했을까?

네가 아픈 이후로는 어떠한 것에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 인형을 봤더라면 눈을 반짝였을까?

예전에 가지고 놀던 기억을 떠올려서 말이야.


음... 내 생각에는 넌 달라고 했을 것 같아.

그래서 이 마시마로 인형은 더 가지고 있으려고.

그리고 나중에 아직도 가보지 못한... 너를 수목장 한 곳에 마시마로 인형을 놓아줄까 해.

언제 갈지 모르고 어쩌면 나도 이 지구별을 떠날 때까지 못 갈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가지고 있으려고.


네가 먹다 남긴 사료 한 봉지도 아직 가지고 있는데 저 마시마로 인형이랑 같이 보관해 둬야겠다.

나중에 너 만나면 직접 전해줄 수도 있으니까.

너 만나러 갈 때 마음은 설레고 두 손은 무겁게 가야 할 수도 있으니 너도 장바구니 하나 들고 마중 나오렴~^^


네가 지내고 있을 곳을 나름대로 상상해 보곤 하는데 그냥 한 마디로 정리하면 멋진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

우리 인간이 상상하는 천국 같은 곳으로 말이야.

그런 곳에서 꼬맹이 네가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상상하니 그 상상만으로도 날 기운 나게 한다.

꼬맹이 너는 그런 멋진 곳에서 지낼 수 있는 충분한 자격이 있는 소중한 존재였으니까.


오늘도 아름답고 멋진 곳에서 행복한 시간만 보내기를 바라.

넌 너의 시간을 잘 보내고 난 나의 시간을 여기서 잘 보내고 있을게.

그러다가 가끔 내가 생각나면 빼꼼히 날 내려다봐주고. 알았지?

문득 하늘 쳐다봤을 때 꼬맹이 너랑 눈 마주치면 너무 좋겠다...


그런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보며 늘 너의 행복을 바라는 지구인이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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