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너를 데리고 강원도에 놀러 갔었어.
종종 너를 데리고 바닷가에 가곤 했었는데 이날도 그랬었지.
너와 같이 강원도에 간 날,
엄마도 같이 모시고 갔었어.
엄마랑 너랑 같이 걸으면서 가는 사진을 오늘 발견했는데 그때도 넌 여전히 쌩쌩했었더라~^^
강원도 어느 바닷가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진 않는데 너를 데리고 강원도 바닷가에 데리고 간 것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
전에는 충청도에 있는 대천 해수욕장에도 널 데리고 갔었고
안면도나 제부도는 너를 자주 데리고 다녔었는데 말이야.
그리고 강원도 한계령에도 널 데리고 갔었는데 그러고 보니 꼬맹이 네가 강원도는 몇 번 갔었네.
전라도에도 갔었고...
못 가본 곳은 제주도와 경상도구나...
경상도는 언니도 자주 가보진 못했어.
부산은 친구들 모임으로 몇 번 가본 게 다고
오래전에 통영에 가 보고 안동에 가본 게 다네...
네가 더 나이 들기 전에 경상도도 데리고 가볼걸...
이렇게 또 언니의 무심함이 언니를 한숨짓게 만든다...
저 멀리 보이는 빨간 등대.
그 등대가 보이는 곳까지 너와 같이 걸어갔었어.
넌 아주 잘 걸었고 잘 뛰어다녔지.
2019년 도면 네 나이가 12살 때였는데 보통 그 나이면 노령견에 접어들기에 너도 제법 나이가 있는 편이더라.
그래도 작은 체구 덕분인지 그다지 나이가 들어 보이진 않았지.
사람들이 네 나이를 물어볼 때 네 나이를 대답해 주면 다들 놀라곤 했거든.
네 별에서도 네 친구들 사이에서 동안이라는 소리를 듣는지 궁금하다.ㅎㅎ
보통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사람에 비유해서 고등학교에 입학시키겠다, 대학교에 보내겠다는 말을 하거든?
즉, 한국에서는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나이가 보통 17살이고 대학교에 입학하는 나이가 20살 정도인데
그 나이만큼 잘 보살펴서 키우고 싶다는 말이지.
나도 친구들한테 또는 지인들한테 너를 고등학교는 입학시키고 졸업도 시키고 대학교도 보내겠어!
라곤 했는데...
그나마 고등학교 입학은 했고 나머지는 결국 이루지 못한 소망과 꿈이 되어버렸네...
참, 꼬맹아~이번 주 며칠 동안 17년 동안 너를 찍은 사진들을 죄다 모았어.
그렇게 모은 사진량이 상당하더라고.
언니가 그만큼 널 많이 사랑했나 봐~^^
언니가 매일까지는 아니어도 너에게 이렇게 글을 자주 쓸건데
거의 편지글이라고 보면 돼.
너한테 보내고 싶지만 너의 별의 주소를 알 수는 없고...
언니가 임의로 정한 너의 별 이름이 12290718이야.
너도 짐작은 했겠지만 네가 태어난 달과 요일, 그리고 네가 너의 별로 떠나간 달과 요일을 합해서 만든 거지.
내가 너한테 직접 편지를 보내진 못해도 네가 이렇게 언니 글을 읽을 수 있을 테니까...
어떻게 네가 이 글들 읽을 수 있을지 아냐고?
언니는 믿고 있는 게 있어.
이 지구에 와서 보호자와 유대관계를 맺으며 살다가 다시 자신의 별로 돌아간 반려동물들은
그 보호자의 생각과 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이야.
그리고 글도 읽을 수 있고.
그 엄청난 비밀을 언니가 어떻게 알고 있느냐고 눈 동그랗게 뜨고 입도 쫙 벌리면서 너 놀라고 있지?^^
그 비밀은 안 알려줄 거야~ㅎㅎ
네가 나중에 언니 마중 나오면 그때 알려줄게!
어제는 일이 너무 바빴고 오늘은 행사가 있어서 언니가 집에 좀 늦게 왔는데
오늘은 네가 또 보고 싶어서 늦은 밤에 너를 생각하며 글을 쓴다.
오늘도 언니가 있는 곳은 추웠는데 넌 따뜻하게 잘 지내고 있지?
아무튼 거기서는 늘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라~
그래야 언니 마음이 편해. 알았지?^^
늘 보고프고 그리운 존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