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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를 물고 있는 꼬맹이.

꼬맹이 너는 왜 밤송이를 물고 있는 거야?

by 보니또글밥상

아는 지인이 공주에서 밤농사를 크게 하셔서 언니는 추석 즈음에 밤을 주변 분들께 선물도 할 겸 또 밤 줍는 경험도 할 겸 겸사겸사해서 지방에 매년 내려갔었어.


그렇게 내려갔던 어느 해에 언니가 밤나무에서 떨어진 알밤들을 열심히 줍다 보니 탐스러운

밤송이를 보게 된 거야.

그래서 기념으로 주워왔는데 꼬맹이 네가 그 밤송이에 관심을 보이더라.


설마 밤송이를 가지고 놀겠어?

라는 생각으로 거실에 밤송이를 두었는데


사진090822_2.jpg

아뿔싸... 넌 내 눈앞에서 순식간에 그 밤송이를 물더라.

난 너무 놀라서 네가 물고 있는 밤송이를 뺏으려고 했더니


세상에나...

꼬맹이 네가 언니한테 "으르렁~~~"하는 거 있지?


아니 어떻게 네가 나한테 "으르렁~~"할 수가 있는 거니?

밤송이는 장난감이 아니었거든, 이 녀석아!!!

나로서는 그 상황이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었어.


그래서 네가 밤송이를 물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던 기억이 있어.

이렇게 사진으로 보니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네가 하도 저 밤송이를 나한테서 안 뺏기려고 기를 쓰는 바람에

언니도 엄청 고생해서 저 밤송이를 너한테서 뺏었는데


뾰족뾰족한 밤송이의 가시들 때문에 꼬맹이 네 주둥이에서 피가 났지 뭐야..

언니가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넌 모를 거다.


다행히도 피는 금방 멈췄어.

그 뒤론 다시는 너한테 밤송이를 보여주지 않았지.


오늘도 너를 기억하며 너와의 시간들을 추억하며 사진첩을 들여다보다가

이 사진이 눈에 띄어서 이렇게 남겨 본다.


언니는 바쁜 일상들을 보내고 있어.

너도 너의 별에서 바쁘게 신나게 즐겁게 잘 보내고 있지?^^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는 일기를 쓰고 나서 너에게도 글을 쓰고 싶어서 잠시 이렇게 흔적을 남긴다.

내일도 모레도 그러한 시간들 보내길 바라고 잘 자고 종종 언니한테 너의 소식을 전해주렴!


널 우주만큼 그리워하고 보고파하는 하나뿐인 너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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