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맹이와 조카 지원이의 이쁜 코 대결
꼬맹이 너를 유난히 좋아했던 조카 지원이.
지원이네 집에 갈 때마다 또는 지원이가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지원이는 항상 꼬맹이 너를 먼저 찾았어.
하지만 꼬맹이 너는...
동족인 개를 좋아하지도 않고 사람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
그러다 보니 지원이는 널 보면 반가운 마음에
"꼬맹아~~"라고 두 손 벌리며 너에게 달려가지만
너의 표정은
'어... 아니... 왜... 저 작은 여자 인간은... 나에게 오는 거지...? 난 귀찮은데...'
라고 읽히는 표정으로 나를 보곤 했어.
하지만 꼬맹이 너의 표정은 나만 읽을 수 있을 뿐.
다른 사람들은 잘 몰랐지.
저렇게 꼬맹이 너하고 지원이가 서로의 코를 맞댄 사진 찍은 날.
그날은 일요일 아침이었어.
그때 조카 지원이가 아침 일찍 깨서 졸린 눈을 비비며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던 꼬맹이 너와 같이 있는 날 보며 한 첫마디는
"고모, 고모가 꼬맹이 안아서 꼬맹이 코랑 내 코랑 닿게 해 주세요."였어.
"응? 뭐라고 지원아? 꼬맹이 코를 네 코에 닿게 해 달라고?"
내가 지원이에게 다시 되물었어.
그렇게 지원이에게 다시 물었던 이유는 지원이에게 개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지원이 엄마를 통해서
알 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런데 지원이는 재차 나한테 꼬맹이 코를 자기 코에 닿게 해달라고 다시 부탁을 하더라고.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올케는 놀라고 다소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지원이가 하도 꼬맹이 코를 자기 코에 맞닿게 해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내가 꼬맹이 너를 살며시 안고 지원이 코에 꼬맹이 네 코를 아주 잠시 살짝 대주었지.
그런데 사진으로도 찍어달래서 조금 난감했던 기억이 떠오르네.
다행히도 지원이한테 개털 알레르기가 올라오지는 않았어.
그런 작은 소동이 있은 후에 지원이한테 물어봤어.
왜 꼬맹이 코를 지원이 네 코에 닿게 해 달라고 했냐고 물어보니...
"꼬맹이 코가 반짝반짝 빛나는 게 귀여워서요.
그리고 고모, 강아지 코가 반짝반짝 빛나고 만졌을 때 촉촉하면 건강한 거래요."
지원이가 말한 촉촉하고 반짝반짝 빛났던 꼬맹이 코.
어린아이가 보기에도 네 코가 예뻐 보였나 봐~^^
사진첩을 보다가 이 사진이 눈에 띄었고 그때의 일이 생각나서 적어본다.
꼬맹이 너도 기억이 날까?
이번 주는 언니가 무지 바쁜 시간을 보냈어.
오늘도 일이 많아서 그 일을 다 처리하고 왔더니 좀 지치네...
그래도 네 사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걸 보니
꼬맹이 넌 역시 둘도 없는 나의 피로회복제야~^^
언니는 언니별에서 잘 지내고 있을 테니
꼬맹이 너는 너의 별에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알았지?
오늘도 그리운 존재에게 그리움을 담아 행성 12290718에 보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