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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코가 예쁜가요?

꼬맹이와 조카 지원이의 이쁜 코 대결

by 보니또글밥상

꼬맹이 너를 유난히 좋아했던 조카 지원이.

지원이네 집에 갈 때마다 또는 지원이가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지원이는 항상 꼬맹이 너를 먼저 찾았어.


하지만 꼬맹이 너는...

동족인 개를 좋아하지도 않고 사람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


그러다 보니 지원이는 널 보면 반가운 마음에

"꼬맹아~~"라고 두 손 벌리며 너에게 달려가지만


너의 표정은

'어... 아니... 왜... 저 작은 여자 인간은... 나에게 오는 거지...? 난 귀찮은데...'

라고 읽히는 표정으로 나를 보곤 했어.


하지만 꼬맹이 너의 표정은 나만 읽을 수 있을 뿐.

다른 사람들은 잘 몰랐지.

20150621_111930.jpg


저렇게 꼬맹이 너하고 지원이가 서로의 코를 맞댄 사진 찍은 날.

그날은 일요일 아침이었어.


그때 조카 지원이가 아침 일찍 깨서 졸린 눈을 비비며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던 꼬맹이 너와 같이 있는 날 보며 한 첫마디는


"고모, 고모가 꼬맹이 안아서 꼬맹이 코랑 내 코랑 닿게 해 주세요."였어.

"응? 뭐라고 지원아? 꼬맹이 코를 네 코에 닿게 해 달라고?"


내가 지원이에게 다시 되물었어.

그렇게 지원이에게 다시 물었던 이유는 지원이에게 개털 알레르기가 있다는 걸 지원이 엄마를 통해서

알 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야.


그런데 지원이는 재차 나한테 꼬맹이 코를 자기 코에 닿게 해달라고 다시 부탁을 하더라고.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올케는 놀라고 다소 걱정하는 눈치였지만


지원이가 하도 꼬맹이 코를 자기 코에 맞닿게 해달라고 조르는 바람에

내가 꼬맹이 너를 살며시 안고 지원이 코에 꼬맹이 네 코를 아주 잠시 살짝 대주었지.


그런데 사진으로도 찍어달래서 조금 난감했던 기억이 떠오르네.

다행히도 지원이한테 개털 알레르기가 올라오지는 않았어.


그런 작은 소동이 있은 후에 지원이한테 물어봤어.

왜 꼬맹이 코를 지원이 네 코에 닿게 해 달라고 했냐고 물어보니...


"꼬맹이 코가 반짝반짝 빛나는 게 귀여워서요.

그리고 고모, 강아지 코가 반짝반짝 빛나고 만졌을 때 촉촉하면 건강한 거래요."


지원이가 말한 촉촉하고 반짝반짝 빛났던 꼬맹이 코.

어린아이가 보기에도 네 코가 예뻐 보였나 봐~^^


사진첩을 보다가 이 사진이 눈에 띄었고 그때의 일이 생각나서 적어본다.

꼬맹이 너도 기억이 날까?


이번 주는 언니가 무지 바쁜 시간을 보냈어.

오늘도 일이 많아서 그 일을 다 처리하고 왔더니 좀 지치네...


그래도 네 사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걸 보니

꼬맹이 넌 역시 둘도 없는 나의 피로회복제야~^^


언니는 언니별에서 잘 지내고 있을 테니

꼬맹이 너는 너의 별에서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알았지?


오늘도 그리운 존재에게 그리움을 담아 행성 12290718에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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